사람향기

비 그리고..

구름뜰 2009. 7. 8. 13:16

 

 

언제부터 그랬는지  비오는 날이  좋다.

마음 잘  통하는 친구가 있어 미리약속이라도 되어 있다면 

더욱 좋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친구는 아니지만 대구에 가야할 선약이 있었고

  빗길을 달려가는 내도록 마음도 촉촉히 젖어 드는 그런 날이었다. 

비가 좋은건 차속에서 듣는 음악  때문인지도 모른다. 

젖어오는 음율.. 그런것 때문인지도

 

무거운 하늘!

 구름만 가득한 때, 알고는 있었지만, 더러 보기도 했지만

화면으로 보니 참 좋다.

운전을 하지 않아 카메라를 들고 달리는 차안에서 몇컷을 찍었다.   

속도감만큼 스릴 넘치는 일이었다!

 

칠곡휴계소에서 커피 한잔하고..

 

대구쪽으로 갈 수록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구름이 아래로 하늘도 아래로 내려 앉는다. 

 

 

수성구에 볼일이 있지만 항상 서대구를 거쳐 남대구 송현동 쪽으로 간다. 

친정동네 때문일 것이다.

 앞산순환도로 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일찍 출발한 탓에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동생네에 들렀다.

 어쩌면 일부러 들릴려고 일찍 출발한 건지도 모르겠다.

머리에 핀을 꽂고 예쁘게 화장을한 시골아낙같은 올캐가  반긴다. 

"어쩐지 비때문에 이쁘게 하고 싶더라구요... "ㅎㅎ

'올캐도 비를 좋아하나 보다!'

 

 오랫만에,  얼마나 오랫만인지 셀수도 없을 만큼 오랫만에

 순환도로에서 우회하여 앞산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버스정류장도 그대로이고, 등산로 입구 지산방향으로 넘어가는

좌측다리도 그 길도 그대로였다.

비에 젖은 초록만 무성항 산길 반가웠다.

  얼마만인지...

 

길도, 풍경도, 사람도 정겹게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종종 잊고 지내왔던 것들이

 무심히 스쳐왔던 것들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와 닿고

 반갑고 귀하게 와 닿기도 한다. 

 살아있으므로 누리는 축복이다.

 

 비도 좋고 옛길도 좋고 사람은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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