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방학맞은 대학생들도 그렇고 수능 끝난 아이들도 그렇고 아르바이트 시즌이지만 일자리는 많지 않다.
사내아이들이 할 수 있는 직업군은 주차관리요원이나 주유소정도다.
수능끝나자마자 편의점 일을 시작한 친구가 1달 남짓하고 관두는 것을
작은아이가 바톤터치하듯 받았다. 밤 10시 출근 아침 7시까지 근무다.
그저께는 첫날이라 친구와 함께 근무 했고,
어젯밤에는 혼자라 손님이 없을 때 책읽기 좋을 것 같더라며
밤늦은 시간에 주섬주섬 가방챙기는 것을 보니 이 엄동설한에 싶어서 마음이 짠했다.
태워준대도 버스 타고 간다고 하고 아침에도 차편이 있다며 다녀왔다.
오늘아침 퇴근해 오는 아이에게
"할만해?"
"응, 할만해!"
아침 간단히 먹고는 제방으로 들어가서는 꿈나라로 갔는데
4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깨어나질 않고 있다.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못하고 게임하고 만화책보고 오락프로 섭렵해갈때는 못마땅하더니
사람마음이 참 간사하다.. 며칠전만해도 12월한달만 더 놀자고 했었는데...
돈벌이라고는 처음 해보는 일이 밤새는 일이라 말리고 싶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데다 이번 참에 산경험을 제대로 해 봤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해보고 깨닫는 것이 가장 정답인지라 말릴래야 명분도 딱히 없었다.
아이가 일하러 나가고 나니 나는 나대로 밤잠이 편치않다.
새벽녘 잠이 깨면 아이방에 들어가 온기를 확인하게 된다.
아이도 없는데 이불덮어 주기라도 하듯 이불에 한번더 손길이 간다.
큰아이도 이맘때쯤 달포정도 했었는데 아무리 추워도,
눈비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니던 모습을 보면서 불쑥 커졌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월급 받아오던날,, 아니 그 다음날이었던가.. 밥사겠다고 함께 가서 밥을 먹었던 기억,
주인 아주머니가 계산대에 선 아들을 보고 기특하다고 했던,
그래선지 계산대에 서서 뿌듯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새돈으로 준비해서 제가 더 입이 귀에 걸려서 동생에게 건네던 용돈 5만원까지..
그리고선 며칠후에 기어코 우리들 선물까지 또 준비해 주었던 ,, .
밥맛보다 어떻게 번 돈인데 라는 마음이 든 건 부모마음이어서 였던지..
뿌듯함과 보람을 먹었던 기억으로 남은 저녁,
이젠 추억으로 남아, 추억속에서도 역시 아름답고 뿌듯한 모습이다.
힘들어도 열심히 성실하게 할거란걸 알기에 그냥 지켜볼 뿐이다.
성장해가고 성숙해진다는건 그 만큼 견디어 내는 일이란걸 알기에.
작은아이도 이번기회에 형아가 그랬던 것처럼 불쑥 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