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 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의 시'4월의 노래'에 곡을 붙인이 이곡은 이 맘때 백목련만 보면 자동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요즘은 동네 산책로옆 보리밭에 보리가 제법 파릇파릇하다
그 길을 걷다보면 '보리밭' 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인것 같다.
4월은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선인들이 잔인한 계절이라고 한건 아마도 너무 일찍 져 버리는 꽃 때문에 붙여진 건지 모르지만
피었으니 지는 건 당연한 게고 이맘때를 맘껏 즐길 일이다.
추억이라도 만들어야 하니까...
아파트 화단 응달에 백목련 두 그루가 있다.
응달이 깊어 양지보다 매년 늦게 피지만 그 색은 순백의 드레스만큼 곱다.
며칠 전만 해도 꼭 다문 입술같기도 하여 저것이 언제 피려나 했는데
맺은 봉우리 여서 그랬는지 일도 아니었다는 듯 응달이 새신부를 맞은듯 환하다.
이맘때가 년중 가장 아름다운 때인 것같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다.
오늘 이런 멋진 얘기를 들었다.
'없다'는 건 무얼까.. 꽃과 소리, 새와 눈물, 사랑과 연기,
서로 연한 것이지만 없음을 얘기했으니 존재나 실존의 무상함을 얘기한 것 같기도 하다.
"없어서" 더 아름다운거고 더 깊은 거고 더 절절함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기도 하다.
내 생각엔..
ㅎㅎ 잘 모르겠지만 가슴에 남는 말이었다.. ...
참 기특한 꽃들... , 보는이로 하여금 차별없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꽃,, . .
사람도 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봄, 때로는 사랑하는 대상으로 승화시켜도 보고, 그리워만 하고 닿을 수 없는 곳에 대한 동경,
그런 그리움을 표현해 보아도 좋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기만 해도 좋은 꽃..
특히 목련은 뽀얀것이 어찌나 순결해 보이는지 감히 만져보지도 못할 것 같은,..
아름다워서 혼자 보기 아까운 이쁜 님 같아서 여기다 올립니다. 자랑도 할겸 말입니다..
하늘을 배경삼고 햇살을 배경삼아 올려다 보기만 해도 더욱 눈부신 목련..
아름다운 사월 우리동네 꽃소식입니다..
목월이 노래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듯이 즐감하시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