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 복효근
구름뜰
2010. 7. 10. 11:47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어제 청하 보경사에 갔다가 이 詩가 생각나서
연잎위에다 물을 몇 방울을 떨어트려 보는 장난질을 해 보았다.
흩어진 마음자리 추스리듯 또로록 금새 뭉쳐들며
불안정한 흔들림속에서 순식간에 중심을 잡는 물방울..
시인은 물방울의 그 둥근표정을,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사랑이라고 표현했으니,
사라졌을 이 물방울 사진도 역으로 기억해두고 그 순간을 추억해 두고 싶은 마음자락 일려나.. 싶다..
무엇에도 깃 들줄 아는 마음이라는 것,
나누어도 줄기는 커녕 여전히 그대로인.., 마음이라는 것,
마음은 精이다.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존재하는 것,
精은 우리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정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