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그냥이라는 말
구름뜰
2010. 7. 13. 22:15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별 변화 없이 그 모양 그대로라는 뜻
마음만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난처할 때
그냥 했어요 라고 하면 다 포함하는 말
사람으로 치면
변명하지 않고 허풍 떨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자유다 속박이다 경계를 지우는 말
그냥 살아요 그냥 좋아요
산에 그냥 오르듯이
물이 그냥 흐르듯이
그냥이라는 말
그냥 좋아요..
--조동례 --
좋은생각 8월호를 읽다가 만난 詩 입니다.
'그냥'이라는 말,
아닌것을 아닌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때
맞는 것을 맞다고 말할 수도 없을때
아니지만 맞을때, 맞지만 아닐때
차마 그대로 표현하기가 뭐할때..
이만한 표현이 또 있을까요.
그냥이라는 말,
그냥 보고 싶은 사람, 그냥 그리운 사람, 그냥 좋은 사람,
그냥 이라는 단어가 이런 어울림과 여운을 주다니요...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우리 정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단어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정서는 우리 민족이 아니면 표현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겠지요.
법정스님께서는 우리말 우리글의 아름다움 때문에
다시 태어난다면 이나라에 태어나고 싶다고 하셨지요.
그 무한한 아름다움을 언제다 맛보며 짐작이나 할런지 모르지만 그냥 좋습니다.ㅎㅎ
우리말 우리글이 그냥 좋습니다.
이 시를 읽고 나니 '그냥'이라는 말이 그냥 좋아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