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양귀비와 물수선화!
물양귀비, 물수선, 수련, 워터코인, 신고디움,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대나무를 닮은 가늘고 긴 수생식물까지..
베란다에는 여러 종류의 수생식물이 살고 있다.
그 중 우리집에 온지 며칠 안된 물양귀비와 물수선화가 연일 꽃을 피워내고 있다.
연노랑의 물양귀비가 어제는 세송이 오늘은 두 송이로 안부를 전한다.
꽃을 들여다 보는 일은 마음속에 잡념이 없어지는 일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다.
무어라고 할까.. 침울해 있다가도 코미디 프로나 오락프로 같은 것을 보면
금새 감정이입이 되어 웃을 수 있는 것처럼,
꽃은 보기만 해도 잔잔한 기쁨이 이는 일이다.
꽃이 지닌 매력이 아닌가 싶다.
양귀비는 길어야 종일 볼 수 있고, 보통은 반나절 정도면 꽃잎을 다문다.
이 꽃을 처음 봤을때 가장자리가 한지를 구겼다 편 듯 해
꽃봉오리 시절에 혹 상처를 받아 그런가 했는데
피는 꽃마다 이런 걸 보니 이꽃의 특질이 아닌가 싶다.
색의 아름다움! 아무래도 색의 마술사들은 꽃이 아닐까.
인간사에선 색의 마술사가 화가들이라면, 자연계에선 당연 꽃일 것이다.
봉오리 2개와 잎 하나가 또로록 말려 있는 이 줄기도
며칠 지나지 않아 꽃을 선사해 줄 것이다.ㅎㅎ
물수선화는 물양귀비 항아리에 같이 살고 있다.
수생식물류는 실외에선 겨울이면 뿌리만 남고 이듬해 봄에 다시 싹이난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내에서는 사철 볼 수 있다고 하니 올 겨울은 이것들을
거실에다 들여 놓고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은근 기분이 좋다.
아파트지만 마당 가진 것 못지 않은 소소한 기쁨을 맛볼수 있는 것이다... ㅎㅎ.
이 꽃은 훅~ 하고 불면 꽃잎이 찢어질 것 같이 여리다.
이 꽃도 하루 정도 피는데, 티슈 2 장도 아닌 1 장 정도의 두께로 만든것처럼
부드러운 결 때문에 피워낸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꽃이야 지겠지만 보면서 느꼈던 좋은 마음은 내게 남을 것이니
꽃들에게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