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우리, 알아 볼 수 있을까..

구름뜰 2010. 9. 13. 08:17

 

 

얼굴을 본지가 25년은 족히 지난 고향친구가 블로그로 찾아왔고 통화를 했다. 

친구의 기억속에 있는 내 모습과, 내 기억속에 있는 친구의 접점도 반가웠지만,

더 재밌는 얘기는 그 시절 함께했던 동무들 이야기 였다.  

내가 그런 기억을 하고 있었나 싶은 나도 의식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풀어져 나왔다.

 

"우리, 알아 볼 수 있을까?"

"글쎄.......,"

내 모습이 변한 만큼 친구도 변했을테고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당연 알아보지 못할 활률이 더 높을 것이다.

그렇지만 추억덕분인지 타임머신을 탄듯 목소리만 듣고도 우리는 그 시절로 금방 돌아갈 수 있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은 내 공간에서 내 공간 너머의 사람을 만나는 일 같다.

대부분의 소통이 익명이고  그 익명성 때문에 어려운얘기도 쉽게 풀어낼 수 있으며

동병상련의 공감과 위로도 얻을 수 있다. 

추억이 없는 사람과도 소통이 가능한 것은 공간의 벽을 허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연, 한 발짝을 움직이지 않고도 부족한 것 없을 정도의 관계망도 가질 수 있다. 

현대문명의 이기란 편리함이라면 극에 다달았다 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또 어떻게 급변해 갈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월이 흘러도 머물러 변하지 않은 것들, 시간의 흐름과는 별개인것들.  

지나간 것이 다 아름다울리야 없지만, 추억은 기억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로만 뭉쳐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추억이라고 명명하는 것들은 어쩌면 내가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것들만을 모아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의 범주까지 포함된다고 해도 될 것이다.

러니 추억은 지나온 것들 중의 상위메뉴이며 아무하고나의 기억이 추억이 될수는 없는 것일 터이다.

내 추억속에 함께한 사람들이 아름답고 그리운 것은 

내 순수한 시절이 그들 속에서도 빛나고 있고 그들이 내게서도 빛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