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가 웬말인가!
어젯저녁에 배가 선물로 들어왔다. 황금색 보자기에 고급스럽게 포장이 잘 되어 있었다.
풀어보니 이렇게 이쁜 상호가 눈에 뛰어서 찍어 두었었다.
'늘해랑'이라는 햇살을 의미하는 단어가 좋았고 배가 년중 햇살을 받으며
단맛을 들였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멋진 상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껑을 열어 봤는데 냄새가 약간 안좋다는생각은 들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상호에 뻑가서.. ㅎㅎ
여기는 경상도지만 지역쪽이 아닌 천안쪽에서 생산하는 배였고.
박스 상단에 <천안시 농산물 명품브랜드 하늘그린> 이라는 상호가 있었다.
이상호도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이렇게 한장더 위의 2장은 엇저녁에 찍어둔 사진이었다.
그리고 측면 쪽에 늘해랑에 대한 설명 문구가 있었다.
과실을 풍요롭게 하는 해와 늘 함께하는 배를 상직적으로 표현
(늘 해와 함께 살아가는 밝고 건강한 사람을 의미)
이런 의미를 담은 상호라서 나는 그렇게 뻑 갔던 것이다. ㅎ ㅎ
순 우리말 어감을 좋아해서 더 좋았다..
이 사진은 오늘 아침 모습이다.
아침밥을 할려고 일어났는데 박스 주변에 갓더니 물이 흥건했다. 이게 뭔 일인가해서
풀어보니 이런 상황이 생겼다.
이렇게 멀쩡한데 하나씩 들어내 보니 밑밭침마다 물이 소주잔으로 한잔 정되는 될 양이다.
모양은 멀쩡한것 같은데 배가 담겼던 박스 아래쪽이 완전 젖었고
그 것이 위로 올라오는 상황인데도 이정도로 수분이 남아 있다는 것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내가 찍은 쪽은 박스 하단 왼쪽인데 상단 오른쪽 배 하나가 썩어가고 있었지만
그것에서 나온 수분은 아닌 각자의 배에서 나온 수분같았다.
아무래도 냉장보관 했던 작년배가 아닌가 싶다.
냉장고 물병을 상온에 두변 주변에 수분이 생기는 것처럼,
그런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과일값이 비싸서 아우성이라고 할 만큼 서민들은 마트에 가서 큰 맘 먹고 고른다.
그리고 선물하는 마음은 또 얼마나 고민하며 받는 분에게 만족감을 안겨 주고 싶은 염원이 있겠는가.
우리집에 배달된 상품은 '특'이라고 적힌 가장 좋은 상품 같았다.
추석도 이르다는데 햇배 꼭지가 이정도가 될 려면 도대체 언제 수확을 한 건지..
아침 밥을 하면서 계속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업체에 먼저 얘길 해야하나
아니면 선물을 준 지인에게 먼저 이야기 해야 하나.
어젯밤에 지인과 술한잔을 하면서
고맙다고 잘 쓰겠다는 얘기도 했는데..
상호가 이뻐서 사진도 찍어 놓았다고 까지..
그러다 아침 먹고 생각한 것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배를 생산해낸 업체도 당연 알아야 할 것 같고,
우리에게 선물한 지인도 당연 알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업체쪽으로 먼저 전화를 했다.
솔직해 말해 달라고 이것 작년 것 아니냐고?
그쪽에서는 절대로 아니라고 올해 생산한 배라고 했다.
겨우 변명이라고 늘어 놓는 것이 택배사를 운운했지만
모양이 멀쩡한 박스를 택배사가 무슨 기술로 어쩔수 있단 말인가.
떠넘기기도 모양이나 보고 할 일이지..
뜨내기 장사꾼이라고 하더라도 상도가 있을 것인데..
지역명까지 넣어서 명품 브랜드라는 이름까지 내걸고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건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제는 작은 날파리 같은 것이 생겨서 뚜껑닫아 놓은 박스주변을 맴돈다.
작년에 생산한 배인지 올해 생산한 배인지 답은 못 구했지만,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몇 십 박스를 구매한 모양이다.
'늘해랑' 이라는 상호를 배꼽에 두르면서 분명 수작업을 했을 것이고,
손으로 만져보아 이상 무를 확인하고 포장했을 텐데 이정도 썩었다면 포장한지도 꾀나 오래된것 같다.
더군다나 업체측 말처럼 냉장고에서 나온 것이 아닌 햇배라면
상온에서 저정도로 썩을 려면 실험은 해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며칠은 걸릴 것인데.
심증은 햇것이 아니것 같은데.....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뢰를 저버렸을때 받는 상처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이렇게 크게 와 닿는다.
사람과 사람사이도 그렇고 상도에도 그렇고
신뢰는 보이지 않은 것까지의 진실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