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우리동네 가을풍경!

구름뜰 2010. 11. 9. 19:38

 

 

낙엽밟는 소리가 날것 같은 아름다운 이 길은

집 앞 동산의 산책로 오르는 길이다,

베란다에서 바로 보이는 조붓한 길인데 드나드는 사람은 별로 없는 편이다.

 

동산위에는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벤치랑 잔디광장 방갈로 같은

근린생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동산너머에는 초등학교가 있는데

대로변에서는 학교 진입로만 살짝 보여 사방이 요새처럼 낮은 산으로 둘러 쳐져있다. 

 

 

봄이면 새순들이 제 각각 제 생김새대로 연두빛 속살을 드러내고, 

여름에는 무성한 초록과 더불어

 풀벌레 합창소리 요란한 소음의 진원지! 이기도 하다. ㅎㅎ

 

 

가을이맘때는 단풍이 곱고,

겨울에 눈이라도 밤새 내린 날이면

신새벽에 이국적인 설경을 만나는 반가움이란,,  

그야말로 눈을 뗄수가 없도록 아름다운 곳이다.

 

오른쪽으로 흐린 날씨라 뿌연 회색빛으로 보이는 산이 금오산 정상이다.

자연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서 거실에서 베란다에서

이 동산을  우리집 정원인양 여기며 살아왔다.

 

 

사철 달라지는 달력을 끼고 살 듯 즐기니

우리집에는 산수화도 필요없고,

공기 청정기는 더욱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할 정도다.

 

 

동산너머 초등학교의 맞은 편에는 구미중학교가 있다.

개교한지 50년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집에서 걸어 5분 거리다. 

 

 

구미 중학교 앞에서 신호대기중 백미러에 보이는 구미고가는 길이다.  

구미중에서 구미고까지는 차로 1-2분 거리인데

가로수가 은행 나무라 년중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찬바람이 불면 하루 이틀새에 낙엽이 다 떨어지는 바람에

며칠만에 완전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도로풍경이기도 하다.

어딜가나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때다.

카메라에 담아두지 않으면 놓치고 마는 풍경들이기도 하다. 

 

 

 구미 고등학교다.  신호대기 중에 한컷,,

두아들 다 이곳을 다녀서 정든 곳이다.

아이들은 졸업했지만 드나들면서 항상 눈이가는 곳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의 요람이어서 이기도 하고, 지역의 명문이기도 해서

이 곳을 지날때면 뿌듯해지는 기분도 든다.

 

 

이곳은 조카 제니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앞인데

 두 아들도 역시 이 곳을 다녔다.

 

저 아래쪽 노란 스쿨존 팻말이 붙은 곳이 정문인데

사진 찍으러 가다 하교하는 제니를 만나는 바람에 이곳에서 한컷,

 

 

초등학교 맞은 편 아파트 축대가 콘크리트 벽이었는데

담쟁이  모종을 제 작년엔가 했는데  올 가을엔 담쟁이가 이렇게 붉게 물들었다.

내년에는 아마도 빈 벽이 없을 정도로

 붉은담쟁이가 아파트 축대 벽을 도배할 것 같다!

 

작은아이 큰아이 둘 다 이 동네 이길들을 오가며 자랐다.,

 다시 들여다 봐도 어느 곳이든 정들지 않은 곳이 없다. 

 

 

 

이곳은 내가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드는 동 진입도로다.

 딴동네 갈 생각은 꿈에도 않고 살아온 것이 

작은아이가 대학 들어간 올해까지 입주하고 16년이다.

 

작은 아이는 "이사 같은 거 한번 해봐야 하는거 아니냐?"하고,

큰 아이는 "엄마 아빠 둘이 살면서 이사갈 필요가 있냐? 하고,

남편과 나는 아름다운 조망권과 정든 동네를 포기할 자신이 없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이 동네를 떠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것은

이웃사촌이 미분양 아파트 인 옆 동네로 이사결정을 하고 부터다.

 우리도 이참에 싶어서 설왕설래하며 아파트를 둘러보았는데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친구따라 강남갈지도 모르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어쩔까.. 

 

사람情도 좋지만 자연물에 든 情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