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낀세대의 비애!

구름뜰 2011. 1. 10. 10:30

 

 

 

어젯밤 지인부부와 저녁약속이 있었고 넷이서 식사후 커피전문점엘 갔었다.

다방커피에서 전문점으로 바뀐 세태이야기와 더불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지인눈에 들어오는 요즘 젊은 아이들의 얘기를 접할수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며느리삼고 싶은 여학생들이 없다는 얘기, 

특히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 반해 힘쓰는 일에 소용되는 것 말고는 기죽어 있는 모습까지.. .

그러면서 지인이 속한 단체의 연배 언니들이 며느리를 맞고 실제로 경험한 사례라며 들은얘기를 해 주었다.

세대의 비애감이 느껴지는 얘기라서 올려본다.

얘기인 즉슨,,

 

아들이 무탈하게 잘 자랐고 공부에 직장에 결혼까지 순탄하게 잘 진행되었다고 한다.

처음 맞는 며느리 생일을 앞둔 시어머니 입장에서 어떻게든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며느리에게 미리부터 언질을 주었다고 한다. 생각해 두라고,,

그래놓고선 혹, 명품가방같은 것을 원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원하면 해 주겠다는 마음까지 있었고, 생일날 며느리 집을 찾았다고 한다.

 

필요한 건 없다며 극구 사양하는 며느리를 보면서

그 모습이 이뻐서 무엇이든 꼭 들어주고 싶은 마음에 채근했더니 며느리 왈,

"어머님 정말 필요한 건 없구요.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우리집에 자주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더란다.

 

"......."

 

어여삐 여긴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주고자 했던 선물이

이것 저것 다 필요없는 자신의 거절로 드러난 현실!

얼마나 놀랐으며 기막혔을지..

 

그 비애감을 추스리는 데 사흘쯤 걸렸다고 한다. 

내가 그런 입장이라면 무어라고 했을지. 남편은 나보다 더 흥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미디 같은데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또 한 어머니는 아들이 장가가서 처음으로 온 전화가

"엄마, 행주는 어떻게 삶아요?" 묻는 전화였다고 한다.

집안일을 안시키고 키운 아들이었지만,  

그 어머니도 차마 무어라고 못하고 알려 주었다고 한다.

 

전자의 시어머니도 크게 나무라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어려워하고 사이 멀어질까 싶어서

울그락 불그락 하는 속내를 추스려 집에 와서야 드러누웠다고 한다. 

행주 아들의 어머니도 '등신같은 놈아,행주 삶으라고 장가보냈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 아들 다시는 그런 전화라도 안 할까봐 자세히 알려 주었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어느 세대의 잘못이 더 클까?

순하게 수박 겉핥기로 보면, 오실때마다 불편하다는 것이니 횟수를 줄여달라는 것과,

정말 몰라서 묻는것 외에 아랫세대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만큼 의미깊게 한 말은 아닐수도 있다. 

 

낀세대는 절대로 그리 하지 못하던 것들을 자녀세대는 서스럼 없이 한다. 

우리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찌 내 속을 다 드러낸단 말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네 정서고 누구나 우리세대라면 공감하는 인정상정이리라.

 

우리보다 윗대가 우리에게 느꼈을 비애감에 비하면 

낀세대의 비애감은 훨씬 덜 할 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 자식을 통해 직접 느끼게 되면, 

그  마음 추스리기 참 쉬운 일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