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
**한여자 돌속에 묻혀있어서
그 여자 사랑에 돌속으로 들어가 버린 사내,
돌속이어서 돌속으로 들어갔는데.
그여자 돌속을 떠나 버렸네
해와 달이 이끌어 주었다지만,
돌속으로 들어온 사내와는 돌속이어야 해피엔딩인것을.
돌속으로 들어온 사내는 어쩌라고..
돌속은 여자의 세상이었지만
그 사내가 들어온 돌속은 그 여자의 세상이 되지 못했을까..
어떤 말못할 사연이 있었길래... ..
그여자 떠나고 나만 남은 금산,
남해 금산 푸른하늘에 나 혼자 남아있고
남해 금산 푸른바닷물속에 나 혼자 잠기네..
남은 나는 어쩌라고.. ..
제작년 여름,
남해 금산 보리암엘 여름휴가지로 다녀온 적이 있다.
시에서 처럼 여름 비가 많지는 않았지만
안개비가 금산을 가득 덮은 날이었다.
미리 다녀온 지인이 보리암에서 남해를 조망하기에 좋은 날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들 듣고 올랐던 터였다.
돌과 나무가 잘 어우러진 산자락(거의 절벽)에..
보리암이 있었다.
작은 고개를 넘는듯 수백의 계단을 내려서면
산자락에 걸터앉은 듯한 안개속 보리암은
이상향의 세계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신비로운 곳이었다.
이 시를 그때 알고 있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저 절 뒷편 절벽에서 바다를 향해 뛰어내릴듯한 바위가
그사내의 마음처럼 여겨 졌을까.
기억을 끌어내듯이 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으로만 봐도 저 바윗돌이 고개 내밀고 선 혼자남은 그사내가 아닐까 싶다.
상상력이란..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름다운 행복이며 충만한 기쁨이 된다.
오늘에사 이 시를 읽게 되었는데
그때 보리암에서 느꼈던 신비로움이
돌속에 묻힌 사내의 전설때문이었을까..
다시 가보고 싶은 보리암이고, 남해 금산이다.
*사진은 안개에 쌓인 보리암의 전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