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나쁜 지지배들

구름뜰 2011. 2. 18. 09:14

 

 

 

어제 안도현을 배울 때도 그러더니

오늘도 역시나다

교과서를 여니 짠, 하고 나오는 시가

도종환 시인의 '어떤 마을'

반가운 마음에 소개가 길었나 보다

이들 시인이야 나도 조금은 알고

여차여차 술 한잔한 적도 있다니까

워어, 워어,

중 일짜리 가시나들 솟아오른다

그쯤으로 끝냈어야 했다.

원한다면 한번 모셔 줄 수도 있다고

한 발 더 나아가는데

한 녀석 톡 볼가져 나온다

근데 이 시인들도 쌤을 알아요?

그럴 리가 하는 웃음 까르르르

또 한 놈 툭 비어져 나오며

근데 쌤 시는 언제나 책에 실린대요?

말도 안 돼 하는 웃음 와그르르

--고증식, <하루만 더> 

 

**좋은 생각 3월호에서 발견한 시다.

어떤 님의 블로그에서 '싫은것 해보기' 라는 글을 읽었다.

평소에 관심 없던 락음악을 며칠 간 들었더니 정신의 가지가

여기 저기 쑥쑥 자라나는 것 같았다며

화초에게 들려주면 봉두난발 너무 잘자라서 감당이 안 될것 같다는 얘기 였다. 

 

내겐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

춤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싶다.

음주가무에 필요한 춤이든, 사교춤이든 

치여서 무어라도 좀 배우고 싶은 것이 근래에 든 생각이다.

 

하고 싶은 일과는 별개로 부러운 직업도 있는데

시 속 풍경처럼 '나쁜지지배들'과 함께하는 국어선생님이다.

중,고교 시절 국어선생님들은 다른 교과 선생님들과는 다르게 보였다.. 

특히 시를 배우는 시간엔 짧은 시 한수로도 단어하나에서 시인의 이야기까지

갈래 갈래 풀어주셨던 속뜻과 이야기들로, 어느때는 한시간이 모자라

다음시간까지 필요로 했던 시간들.. 

그 국어시간에 받은 감동은 지금 생각해도 풋풋하고,순수했으며

아련하고 아름다운 시간들 다시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시를 보면 지금은 그때의 우리들과는 많이 다른 풍경이 짐작간다.

밝고 명랑한 거리낌없어서 발칙하다고도 생각되는 녀석들, 

불쑥 뿔쑥 얼마나 맥랑할까 싶기도 하고..

'나쁜지지배'들이라는 제목이 기막히다.. ㅋㅋ

'나쁜지지배들'에게 휘둘리는 심성 고운 선생님이 보인다..

웃음이 난다..

휘둘려도 좋으니 나도 그런 시간 한 번 가져 봤음 좋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