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산수유

구름뜰 2011. 3. 28. 18:37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 십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 십리

곽재구 --산수유 필무렵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트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어진다.

산수유나무가 농부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

끌어 모으면 벌써 노란 좁쌀 다섯 되 무게의 그늘이다.

문태준 -산수유나무의 농사.

 

 

 

 

'산수유 나무는 그늘도 노랗다'는 시가 생각나서

산수유나무 아래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앵앵 거리는 벌소리 지천이고,

나는 좁쌀만한 그늘에 누워

하늘까지 탐했다. 

 

이 봄!

꽃들은 차암 좋겠다

자꾸 그런 생각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