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지요

구름뜰 2011. 6. 13. 17:58

 

 

누구든지 3의 제곱이 얼마인지

가르쳐 줄 수 있고

가방이란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또 두발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수도 있지요

허나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어요

어떤 것들을 좋아해야 하는지를

 

기관사 아저씨는

기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르쳐 줄 수 있고

지도를 보면 스페인의 수도가

어디인지를 알아낼 수 있어요

책을 보고 별이름도

알 수 있지요

허나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지요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아줌마는 박씨 심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고

삼촌은 바퀴벌레를 어떻게 잡는지

말해 줄 수 있지요

엄마 아빠는 이 닦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지요

허나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지요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왜냐면 우리가 느끼는 건

우리 자신이 느끼는 것이고

온세상을 통틀어

아무도 아무도 우리 자신만큼

우리 기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죠.

-- 일레인 레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