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꽃
구름뜰
2011. 8. 24. 15:00
내 손길이 닿기전에 꽃대가 흔들리고 잎을 피운다
그것이 원통하다.
내 입깁도 없이 사방으로 이슬을 부르고
향기를 피워내는구나
그것이 분하다
아무래도 억울한 것은
네 남은 꽃송이 다 피워내도록
들려줄 노래 하나 내게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 가슴을 치는 것은
너와 나란히 꽃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내 손길마다 네가 시든다는 것이다.
나는 위험한 물건이다
돌이나 채워주고
햇살이나 틔워주마
사랑하는 이여
-백무산
내 손길이 닿기전에
내 입김이 닿기전에
스스로 피워내고 향기뿜는,
존재는
스스로 가능한 것들을 품고 있다.
다만, 억울한것은 그 대상앞에서
자신의 무가치함을 발견할 때다.
지독한 겸손으로 폄훼하면 후련할까.
돌이나 치워주는
비켜서 햇살이나 틔워주는
사랑도
사랑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