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 매미 이야기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합니다.
방충망에 꺼꾸로 매달린 사마귀가 아침인사를 합니다.
이틀 동안이나 방문을 했는데, 첫날 다녀간 그 녀석이 이튿날 그녀석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15층 이나 되는 높이까지 어찌 온건지. 그리 보고 싶었던 겐지.. ㅎㅎ
첫날은 아침밥하려다 말고 반가움에 전라!!를 한 컷 찍어 두었습니다.ㅎㅎ
사마귀만 보면 당랑거철(분수도 모르고 상대가 안될 만큼 강한자에게 덤빈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납니다. 제나라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을 가던 중,
웬 벌레 하나가 수레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서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허허 저 녀석이 사람이라면 훌륭한 장수가 되었겠구나 하며,
사마귀를 피해서 수레를 돌려 지나갔다는 얘기,
물러설 줄을 모르는 우매함이나 어리석음을 이를때 쓰는 사자성어입니다.
또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오지요.
사마귀는 짝찟기를 하고 나면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으며.
먹이 앞에서는 몇 시간이고(아마도 열시간 넘게도 )죽은척하고 있다가
미끼를 포섭할 수 있는 반경에 들면 날렵하기가 게 눈 갑추듯 빠르다는,
눈높이로 방충망에 든 녀석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눈도 크고, 다리도 왕늘씬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미니 스커트 입을 수밖에 없는,ㅎㅎ
지나가는 혈기왕성한 남정네들 접촉사고 날까 걱정될 만큼. ㅎㅎㅎ
메뚜기 같은 곤충에 비하면 군살이라고는 없는,
관처럼 생긴 더듬이 부분도 길고 높아서 더욱 길죽하니 우아합니다.
이렇게 거꾸로 매달려서 한참을 이러고 있었는데
무얼보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미동도 않는 그 체력 부럽습니다., ㅎㅎ
선입견 참 무섭지요.
사자성어에서 유래한 물러설줄 모르는 잘난척은,
아마도 건너편에서 나타난 수레를 보면서 예의 자신이 가장 잘 할 줄 아는 특기인
'죽은 척'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오늘도 하시는 일들 수월하게 잘 진행되어서,
하루온종일 거꾸로 매달려있어도 편안해보이는 사마귀같은 날 이었음 좋겠습니다..
오늘아침 사마귀 단상은 아무래도 내 심사가 너무 반영된것 같습니다
에고.. 방금 제 눈에 띈 매미입니다.
매미가, 사마귀 생각만 하며 글쓰기 하고 있는 나를 저도 있다는 양 찾아왔습니다.
나 혼자 노는 양을 언제부터 지켜봤는지. ㅎㅎ
하기사 여름 곤충하면 매미지요. 곤충중 성현의 반열에 올려도 되는,
매매는 고래고래, 쩌렁쩌렁, 어떤 의성어를 붙여야 할까요.
그 울음소리 정말 그악스럽지요..
지금처럼 가을이 올 무렵엔 더하구요.
매미도 막 우는 것이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 교대로 운다고 하더군요.
참매미가 울면 다른 류의 매미들은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린다고.
그래야 수컷의 구애의 울음소리를 암컷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매미는 7년을 기다려서 여름하늘아래 일주일인가 보름만 살다간다고 하더군요.
그 절박한 울음소리 목이 터져라 울만도 하지요.
우리나라에선 '울음'이라고 하지만 유럽이나 다른나라쪽에서는 '노래'라고 한다더군요.
워낙 굴곡진 역사 때문인지 민족정서때문인지. 노래보다는 울음으로 먼저 들리는.
매매 유충은 물속에서 사는데 정말 매미같지 않은 크고 징그런 모습인데
십여년전 본 적 있는데 물방게와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정작 성충 매미 몸짓보다 더 크게 보이더군요.
여름이가고 있습니다.
이 더위도 매미울음 소리와 함께 물러가겠지요.
'그 많은 사랑노래는 다 어디로 갔을까' 싶은 날
돌아보면 어느덧 가을이지요.
하늘은 어제보다 짙어가고 마지막 알곡들이영글어 가는 날들,
소리로도 족했는데. 보니 더 반가운 아침입니다. ㅎㅎ
맴맴맴메에엠.. 맴맴맴메에엠..ㅎㅎ
매매도 울다가 웃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