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타이어의 못을 뽑고

구름뜰 2013. 1. 25. 22:14

 

    사랑했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짭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않고 만다

 

사는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 가는것

갈 때까지는 가야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것이

생이 새어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에 하는 것이다 

ㅡ복효근

 

 

 

'대못이 살이 되도록 끌어  안는 것'

 

한 때 내 감정의 전부이기도

한,

했을,

했던,

 

이별,

추억,

그리움,

그리고 또,

일부였다가 

전부였다가

 

그러다

 

살다보면, 

앞 만 보고 살다보면, 

목욕탕에 가서나 한번 씩 정성스럽게

위로해주는 발뒤꿈치였다가

티눈보다 무심해지기도 하다가. 

 

뽑아버려할 것은 고정관념 뿐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