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뱃사람들은 아무 때나 그저 장난으로
커다란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네.
험한 심연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라
태무심하게 날고 있는 이 길동무들은
그자들이 갑판 위로 끌어내리자마자
이 창공의 왕자들은, 어색하고 창피하여
가엽게도 그 크고 흰 날개를
노라도 끄는 양 옆구리에 늘어뜨리네.
이 날개 달린 나그네. 얼마나 서투르고 무력한가!
방금까지 그리 아름답던 신세가. 어찌 이리 우습고 추레한가!
어떤 녀석은 파이프로 부리를 때리며 약을 올리고
또 다른 녀석은, 절름절름, 하늘을 날던 병신을 흉내내네!
시인도 그와 다를 것이 없으니, 이 구름의 왕자.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의 야유소리 한가운데로 쫒겨나니.
그 거인의 날개가 도리어 발걸음을 방해하네.
- 샤를 보들레르 (1821~1857)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운명은 아닌데. 선택도 아니라는 것일까? 우리모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 단단단 현실에서. 그 현실에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예술가. 특히 시인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부리는 언어가 어렵다고 말한다. 시가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꼬집는다. 시집에서 펼쳐놓은 생각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투덜거린다. 현실감각을 결여한, 턱없는 비관주의자라거나, 실현되기 어려운 이상을 좇는자. 그런 사람이 시인이라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유를 선보이고자 토해내는 시인의 고통스러운 말들은 미지의 기지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에 실로 위대한 특면이 있다. 시인이라는 존재와 시가 지니는 가치를 알려는 사람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 조재룡 문화평론가 고려대교수
* 골프에서 '버디, 이글, 알바트로스'라는 말이 있다. 버디는 한 홀에서 1타 줄인경우, 버디는 2타 알바트로스는 3타를 줄인 경우를 말한다. 즉 롱홀(파 5)에서 2타로 홀인하는 경우다.
날개가 2미터가 넘는 알바트로스종은 성격은 온순하고 활공을 잘하는 조류로 바람부는 날에는 날개짓을 않고도 수시간 동안 떠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오래전 선원들이 육식을 위해 잡기도 했으며, 발의 물갈퀴로 담배쌈지를 만들고 길고 속이 빈 뼈는 담뱃대로 이용하고 깃털은 여성용 모자의 장식으로도 이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