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미에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신비한 능력을 갖추고도 서재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 아버지(빌 나이)가 아들에게 조언한다. “네 능력을 이용해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다시 살아보라”고. 처음 경험하는 하루는 늘 그렇듯 피곤함과 무표정, 자잘한 스트레스로 채워진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도 여느 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고 시작하는 두 번째 하루, 주인공은 짜증스러운 순간에도 동료에게 농담을 던지고 매일 보는 커피숍 점원에게 환한 미소를 건넨다. 인생의 대부분은 딱히 리플레이할 이유 없는 소소한 하루들로 채워진다는 것, 그러니 주어진 순간순간을 유쾌하게 즐기며 돌파하자는 심플한 메시지다.
연말에 선물 같은 영화를 만난 덕분에 2014년 계획은 ‘실없이 웃자’로 정해 버렸다. 그러니 새해, 까닭 없이 웃고 있는 한 여자와 마주쳐도 놀라지 마시고 시원한 답웃음 한번 날려주시길 부탁드리며.
-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중앙일보 (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
* ㅎㅎ 평이 좋아서 이번 주말이 지나면 영화를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기쁨, 즉 행복이나 감동을 잘 느낀다면 이미 잘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슬플때는 슬퍼하고 아파하는 것도 역시다. 아픔 뒤에 오는 잔잔함이나 무심해지는 시간들은 때론 얼마나 담백한가. 쏟아내고 난 뒤의 배설감이랄까 카타르시스는 울기전에는 가질 수 없는 감정이다.
화낼 일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내고 보는 이도 있고, 참는 이도 있다. 최근에 화에 대한 내 생각은 그 일(대상이든 사람이든 상황이든)이 즉 일어난 일이 주변(타인)에 까지 피해를 주는 일이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사람 또 그럴것이다 과거에도 그랬으니까 보나마나 다음에도 역시 이참에 버릇을 고쳐 등등은 빼고다. 그렇게 되면 침소봉대가 된다.
관계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대체로 가까울수록 편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일어나는 일이 많은것 같다. 싸우거나 트러블이 일어나고 나서 시발점을 돌아보면 대체 그일이 그렇게 싸울일인가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은가.
즉 섣부른 예단이이랄까 화근의 주범은 의외로 노파심이다. 특히 가족간에는 배우자를 넘어 자식에 관해서는 말해 무엇하리다. 우리가 끌어안고 사는 걱정의 96%로는 지나갔거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한 것이란다. 정작 4%정도가 우리에게 닥친 정도라고.. 물론 오르막 내리막 없을까만 일어난 상황에만 집중하여 긍적적으로 타협점을 찾으면 매 순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다. 넘길 일 일어난 것을 고맙게 생각하게 된다. 반면교사로 삼을때는.
마음쓰는 것도 습관이라고 한다. 마음따라 몸도 습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좋지 않은 습관있다면 스톱, 길들이고 싶은 습관 있다면 시작해보자. 영화처럼 돌아가 보지 않아도 '오늘의 의미'를 안다면 이미 잘 살고 있는 사람이리라.
남쪽에서 북쪽 동장군 걱정을 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소소한 행복 소소한 기쁨은 늘 내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단지 그것을 볼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다. 우리 삶의 행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