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바닥論

구름뜰 2014. 5. 8. 23:36

 

 

 

 

 

나는 바닥이 좋다.

바닥만 보면 자꾸 드러눕고 싶어진다.

바닥난 내 정신의 단면을 들킨 것만 같아 민망하지만

바닥에 누워 책을 보고 있으면

바닥에 누워서 신문을 보고 있으면

나와 바닥이 점점 한 몸을 이루어가는 것 같다

 

중략~

 

그 어느 날 바닥에...

내 몸을 납작하게 깔았을 때

집안에 평화가 오더라.

세상의 저변을 조용히 받치고 가는

바닥의 힘을 온몸으로 전수받기 위하여

나는 매일 바닥에서 뒹군다.

- 김나영

 

시인의 시선이 바닥에 머물렀습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화자가 보입니다

 

꽃을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고

서서도 보고 앉아서도 보고

엎드려서도 보아야합니다

 

내가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는 늘 그자리에 있어도

대상의 모습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