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고백

구름뜰 2023. 10. 2. 10:58



좋은 것만 보면 무어든
네 생각이 나고
어여쁜 경치 앞에서도
네 얼굴이 떠올라

어떻게든 너에게
선물하고 싶지만
번번이 그럴 수는 없어

안달하다가 무너져 내리다가
절벽이 되고 산이 되고
끝내는 화닥화닥 불길로
타오르는 꽃나무

이것이 요즘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란다
ㅡ나태주

* 마당을 거닐다가
감나무를 보다가
개망초를 보다가
꽃에 찾아든 벌을 보다가

잠시  꽃이었다가
벌이었다가
밤이 깊었나 보다

옛 달처럼
고향의 밤은 무심하게도 흐르고

풀벌레의 기척은
너인가 싶다가
나인가 싶다가

그렇게 달이 그때처럼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