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섣달그믐
구름뜰
2025. 1. 2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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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렸다
옛날에 이날은 설빔을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설날 신새벽엔 엄마가 떡국을 끓여서 한복을 입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새배를 갔었다
육촌오빠였던 지금은 고인이 된 봉이오빠와 철이는 잠도 안잤나 싶게 우리는 아직 이불속인데도 여명처럼 새배를 왔었다 언제나.
집성촌이라 우리 할아버지의 형인 큰 할아버지가 계셨고 큰할머니는 두 분이어서 새배 갈 곳이 서열따라 한두 곳이 아니었다 세뱃돈은 백 원이면 족했다.
그 시절 최고의 날이었다 명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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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으로 홀쭉해진 섣달그믐
날은 차고 바람도 거센데 일없이 옛 생각에 잠긴다. 돌아보니 옛날은 지나은 역 같은 것이어서인지 곳마다 때마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