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나무 마지막 홀 티박스로 가는 길늙은 감나무 한 그루 물들어 있다햇살 머금은 홍시는더 익을 곳 없이 말캉해 보인다저것 하나 손에 쥐면나도 함께 출렁일 것 같다감잎은 같은 것이 없다아랫도리를 양보한 잎이 빠진 동그라미옆구리가 시린 잎누군가를 먹여 살린 흔적*이다아름다운 것들은 흔적으로 남는다한 나무에 나고서도저마다 다른 빛을 품은 가을 감나무를 본다 * 도종환 '벌레 먹은 나뭇잎 ' 사람향기 2026.09.30
도토리와 깍정이 5번 홀 티박스에 도착했을 때도토리 한 알 발치 앞에 툭이다떡갈나무 깍정이들푸르디푸른데그때 나를 밀어낸 건 너만의 일이었을까헐거워지기 전우리는 온전히 서로였을까함께였다고언제까지나 함께일 수는 없는 일 직전까지 최선이어서단단하게 멀어질 수 있었나엉덩이까지 매끈한 도토리에서깍정이를 배운다 사람향기 2026.09.15
거리 자신만의 고요와스스로 족하는 높이에 머무르면서어딘가에 속해 있고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연결감거리는 적당해서 연결고리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일각자의 자리는 선명해서관계는 편해지고지혜도 어쩌면 거리를 배우는 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나를 익힌다 사람향기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