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사 583

달콤쌉쌀' 초콜릿 관에 잠든 美 할머니…초코알마다 이름도 새겨

생전 M&Ms 초콜릿 좋아해 관 제작 후 수년간 준비 평소 좋아했던 초콜릿 엠앤엠즈(M&Ms) 캐릭터 모양으로 자체 제작된 관에 영면한 한 미국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영국 데일리메일과 현지 매체 등을 종합하면 지난 18일 미국에 사는 라운드트리 스콧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세상을 떠난 할머니 메리 이스터 스톡스 마틴 게일리의 이색 장례식 장면을 공개했다. 30년간 언어과목 교사로 근무했던 메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초콜릿 엠앤엠즈(M&M’s)를 무척 좋아해, 생전 학생들로부터 이를 이름 메리와 관련지어 'M&M'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메리의 교실 역시 평소 학생들에게 선물 받은 수많은 엠앤엠즈 관련 상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파란색 엠앤엠즈 캐..

좋은 기사 2023.02.28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유학생 윤동주가 남몰래 시집 출간을 준비합니다. 깊은 죄책과 자괴가 시로 흐릅니다. "나는 말없이 이 탑을 쌓고 있다, 명예와 허영의 천공(天空)에다… 무너질 줄 모르고, 한 층 두 층 높이 쌓는다" '부끄러움의 시인', 윤동주를 일컫는 말입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그런 윤동주에게 시인 정지용이 말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부끄러운 걸 모르는 놈들이 더 부끄러운 거지" 마크 트웨인은 '인간만이 얼굴이 붉어지는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수치심과 죄의식은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마음의 기둥입니다. 부끄러움이란, 자존을 지키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요. 시인이 사람은 왜 사슴처럼 우아한 뿔이 없을까 생각합니다. "있지, 더러는 엉..

좋은 기사 2023.02.07

지적 파륜(破倫)ㅡ최진석 칼럼

문명은 전체가 다 지적(知的) 산물이다. 문명의 모든 것은, 심지어 예술까지 의도를 가지고 하는 생각의 결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적이라는 말은 감각, 관습, 감정, 습관, 집단 등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고, 숙고에 따르는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삶의 높이와 효과가 모두 지적인지의 여부로 결정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숙고하는 일에서 더 큰 효과를 내게 하는 장치로 인간은 ‘논리’를 개발했다. 논리를 따라야 숙고의 효과가 보장된다. 논리를 ‘생각의 규칙’ 혹은 ‘말의 질서’라고 해도 된다. 당연히 논리는 인간이 더 나은 인간이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를 결정한다. 오죽하면, 인간이 생각의 규칙을 어겼을 때, ‘염치’를 느끼도록 진화했을까. 염치가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장치로..

좋은 기사 2022.11.26

마음의 크기 - 잔챙이는 가라

차를 몰고 도로를 달리다가, 누군가 급히 끼어드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이런 경우에 어떤 사람은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서 들어오기 편하게 거리를 벌려주지만, 어떤 사람은 경적을 세게 눌러 항의를 하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 차를 앞질러가서 막고 주먹질을 해대기도 한다. 반응이 제각각인 것은 농도가 다른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크기가 달라서일 것이다. 마음이 크면 그냥 빙긋 웃고 말지만, 마음이 작으면 끼어들기로 놀란 것을 자기 자존이 무너진 것 정도로 받아들이고 분노를 견디지 못한다. 정의감이나 진위 판별 능력 혹은 선악에 대한 민감성 정도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 것이 아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마음의 크기 때문이다. 세상을 위해 공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은 급히 끼어드는 사람에게 거리를 벌려주..

좋은 기사 2022.11.06

테크네’,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기술을 통해 앞서기’(Vorsprung durch Technik). 15초 안팎의 TV 광고에 스치듯 지나가는 이 문구를 볼 때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번쯤 그 차의 핸들을 잡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뱃속에서 스멀거린다. 근거 없는 오만함으로 읽히는 ‘자동차 그 자체’(Das Auto)라는 문구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굳이 문명 변천사를 논하지 않더라도 더 나은 삶을 향한 사회적·문화적·물리적 환경의 변화는 기술적 진보와 그 궤를 같이한다. 마을 이장님 댁에 기계식 전화기라도 놓여 있으면 그나마 다행, 우체국까지 수십 리 산길을 달려가 전보를 치던 것이 그리 오래전 풍경이 아니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Ars longa, Vita brevis)라는 히포크라테스의 탄식(?)을 ‘예술의 영..

좋은 기사 2021.10.12

풀과 돌밭과 뿌리

곡우가 어제였다. 곡우는 봄비가 내려서 온갖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절기이다. 농가에서는 볍씨를 담가서 싹을 틔우고 못자리를 만드는 때가 이 무렵이다.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는 말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주에는 이미 온산이 연둣빛의 신록으로 가득하다. 시장 귀퉁이에는 산나물을 뜯어 팔러 나온 사람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봄이 잘 익어 벌써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느낌이다. 근래에 작은 터를 얻어 틈틈이 풀을 뽑거나 돌을 캐내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 오르는 풀도 감당하기 어렵지만, 돌밭에서 돌을 캐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삽이나 괭이의 날이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잔돌이 많다. 제주에 돌 많다는 얘기를 실감하게 된다. 호미로 풀의 뿌리를 뽑고, 또 돌을 골라내는..

좋은 기사 2021.04.21

혜가는 왜 칼로 자기 팔을 잘랐나, 달마가 알려준 마음의 정체

#풍경1 달마 대사는 인도 사람입니다. ‘달마도’를 보면 눈이 부리부리하고 이국적으로 생겼잖아요. 그가 인도인이기 때문입니다. 달마는 석가모니 부처에게서 내려오는 깨달음의 맥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도를 떠나 중국으로 갔습니다. 사람 사는 땅에 깨달음의 이치를 전하고자 한 것입니다. 중국 땅에서 대(代)를 이어 법을 전하려면 제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죽어도 법은 이어지니까요. 달마는 험하기로 유명한 허베이성쑹산(嵩山)에서 지냈습니다. 쑹산은 봉우리만 72개에 달합니다. 그만큼 바위가 많은 악산입니다. 달마는 쑹산의바위동굴에서 9년간 면벽수도하며 제자를 기다렸습니다. 하루는 신광이라는 40대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달마의 제자가 되기를 청했습니다. 달마는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

좋은 기사 2021.04.14

철학자 최진석 “586, 신념 갇혀 공부 안 해…생각하는 능력 끊겨”

“(유공자 배우자와 자녀에게) 학자금을 주고 주택대출을 지원하는 건 민주화운동의 공(功)을 개인적으로 상속시키는 것” 도가(道家) 철학자 최진석(62) 서강대 명예교수는 ‘민주유공자예우법’을 이렇게 비판했다. 민주유공자예우법은 ‘유신반대투쟁이나 6월 항쟁 참가자도 5·18처럼 민주유공자로 인정하자’는 취지의 법안인데, 법안을 낸 의원 다수가 혜택 대상이 돼 논란을 빚었다. ‘운동권 셀프특혜’ 비판이 터져나오자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최 교수 고향은 전남 함평이다.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5·18도 겪었다. 그런 그가 ‘민주화 운동을 좀 내버려 두자’는 목소리를 계속 낸다. 지난해 말에도 최 교수는 ‘5·18역사왜곡처벌법’을 저격하는 시를 써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도가 철학 핵심인 ‘무위’(無爲..

좋은 기사 2021.04.13

지는 연습

지고 싶다는 소망을 간절하게 가져본 적이 있는가? 지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일부러 져주는 인정(人情)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인 전략적 상황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한 번쯤은 져주어야만 하는 호혜(互惠)의 상황을 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기려는 욕망이 괴물처럼 자라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이겨야만 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DNA처럼 박힌 이기는 습관 삶의 여유와 따뜻함 가지려면 지는 경험 두려워하지 말아야 지지 못하는 괴물 지지 않는 사람들은 이기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낸다. 때로는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이겨야만 큰 성공이 뒤따르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절대 지지 않는다. 아니 지지 못한다. 사소한 영역에서조차 그..

좋은 기사 2021.04.07

하버드생 달력은 열흘 빠르다…최재천 교수가 본 '공부 비법'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의 공부량은 살인적입니다. 오죽하면 “하버드대 졸업 후에는 인생이 아주 쉬워진다(After Havard, life is so easy)”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 돌 정도입니다. 매주 몇 권씩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 발표를 하고, 시험까지 치러야 합니다. 시험 기간에 하버드 학생들은 하루 두세 시간만 자면서 18시간 이상 공부한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하버드대에서는 공부만 잘한다고 ‘최고’가 되지 않습니다. 클럽 활동이나 봉사 활동까지 아주 활발하게 하면서, 공부까지 잘해야 우등생 취급을 해줍니다. 그럴 때 비로소 “쟤는 공부 좀 한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길래 그게 가능할까요? 살인적 일정의 공부까지..

좋은 기사 2021.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