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175

태국골프여행3 파노라마 cc

여름을 여기서 지내기 시작한 게 오래전이라는 선경험자들의 얘기를 실감할 만큼 태국 기온은 좋았다. 이른 아침후 6시 정도 티업하면 11시 전에 18홀이 끝내고, 27홀이 기본이므로 9홀을 마저 돌고 점심을 해도된다. 아니면 식사 후 숙소에서 쉬다가 오후 3시 전에 남은 9홀을 돌면 된다. 오전 라운딩은 크게 더운 줄 모르고 놀 수 있다. 흐린 날이 많았고 우기라지만 비가 귀했다. 파노라마 1번 홀 티박스 주변에는 언제나 짓궂게 장난치는 이 녀석들이 있다. 세 마리인데 유독 죽이 잘 맞는 건 요 두 녀석이다. 아침마다 보는 재미가 있다. 태국의 야생개는 사람 따로 개 따로다. 먹이를 주지 말라는 당부가 있기도 하고 가까이 있더라도 서로 관심을 두지 않으니 자유롭다. 순하고 소 닭 보듯 할 뿐이다. 개들은 ..

태국골프여행2 하이랜드cc

보난자에서 가까운 하이랜드 골프클럽은 애초에 12일간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필드나 그린 상태가 아니어서 라운딩마저 시큰둥해질 정도였다 음식은 한식이고 다이어트! 하기에 좋은 식단이었다 노캐디 36홀이 기본이다. 하미랜드에서 라운딩 중 먹은 슬러쉬 농도의 망고주스가 먹을만했다. 보난자에서 힌이랜드 가는 길에 들른 마트에서 두리안을 맛보기로 했다. 비위 약한 내겐 불가항력이었다. 전라도의 홍어처럼. 인근 힐 호텔에서 묵었고 셔틀로 오갔다. 12일 일정을 일주일만 하고 5일 당겨 행선지 파노라마 cc 일정을 늘였다 그린은 누르지 않아서 쿠션이 좋을 정도였다. 우기인데도 가물어서 땅은 건조했고 겨울공처럼 굴렀다. 집중력 안 생기는 환경이었다 여하튼, 준비 덜된 채 손님을 맞는 듯했다. 저렴한 만큼 만족도 떨..

태국 골프여행1 보난자 cc

초복 지나고 지난 7월 15일, 25일간의 태국 골프 여행길에 올랐다. 동반한 두 부부가 경험 있어서 초행길이었지만 한결 편했다. 보난자에선 4일간의 라운딩이 있었다. 소회라면 필드도 좋지만 음식이 좋다 미식가라면 정말 강추다. 클럽하우스와 지척에 있는 숙소다. 일찌감치 예약한 덕분이다. 시설은 낡았지만 동선이 좋다. 외부 호텔에 묵으면 때마다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클럽하우스와 9번 홀 그린 사이 뜬금없이 서부영화에나 나왔던 카우보이 동상이 있다. '보난자'가 '노다지'라는 뜻이라 금광을 찾아다니던 그 시절 모습을 상징적으로 세워놓은 거라고. 필드도 그린도 잘 정돈되어 있고 공략하는 재미도 있다. 27홀 기본이고 2인 1 캐디다. 장타라면 여성도 화이트 티에서 쳐보는 것도 강추다. 클럽하우스에는 식사 때..

대구수목원!

부처님 오신 날 전일에 대구수목원 엘 갔었다. 아주 오래전 25년 만에 연락이 닿아 통화하게 된 동무가 "대구수목원으로 놀러 와"라던 말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녀가 하늘로 간지도 십 년이 되었다. 오전이라 그런지 유치원생이 많았고 어린이집 아이들도 제법 있었다. 하나같이 다 꽃이었다. 인사도 잘하고 손 흔들면 손 흔들어 주고 동행한 부모님도 아이들 덕분에 방긋이었다. 걸음이 늦은 아버지와 조금은 건강한 엄마 나는 그 중간을 오가야 했다. 팔십도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어디든 가자면 좋아하시고 식사도 잘하신다. 친구가 수목원으로 오라던 그때는 가족에게만 집중한 때였다. 그녀는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 직장 선배 언니가 소개해 준 동갑내기였다. 둘이 잘 맞을 거라며......, 언니가 내게 맺어준 건 인연이 닿아야 ..

제주 여행기 3 ㅡ 기당 미술관

곶자왈을 다녀온 다음 날! 제주는 비바람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불가였다. 둘째 날은 미술관 투어였다 전날 다녀온 곳이 곶자왈 도립공원인데 기당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 차려진 밥상처럼 '제주 숲, 곶자왈 이야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숲에 대한 인상을 작가들은 어떻게 표현해 냈을지 미술관 입구 포스터가 유독 반가웠다 * 김동기 곶자왈 프로젝트 한지에 목판화 가변 설치 (2016~2019) 이 그림은 한 장의 사진을 가로 12장 세로 6장으로 잘라놓은 퍼즐처럼 그려진 그림이다. 4년에 걸친 작업인 듯했다. * 김동기 곶자왈 #11 한지에 목판화 122 ×182cm 2020 *홍진숙 지난 저녁 일몰 무렵 애월에서 물 빠진 해변의 맨발로 걸어보았는데 위 그림의 가로줄 결은 모래 위 물의 흔적과 흡사했다. 김..

제주 여행기 2 ㅡ곶자왈 도립공원

곶자왈은 제주에 화산지형을 일컫는 '곶'(숲)과 '자왈'(가시덤불)의 합성어라고 한다. '제주어 사전'에는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헝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정의되어 있다고. 수백 년 동안 자연상태에서 살아남은 것들, 그 숲에 인공의 길이 더해져 우리가 들어가 볼 수 있게 된 셈이니 귀한 길이 아닐 수 없다. 제주 도착 첫날! 걷기로 작정한 여행이었기에 어릴 적 고향동산으로 달려가듯 곶자왈의 품으로 기꺼이 들었다. 월요일이라 사람 소리 보다 새소리가 동행하는 길이었다. 자연림이고 용암숲이며 휴대전화가 안될 수도 있고 화장실도 없다는 안내판이 있다. 다만 걷기에 좋은 길! 길엔 원시 그대로의 덤불이 뒤엉켜 있었다. 길 아닌 곳으로는 한 발자국도 허락할 수 없단 듯 현무암도 그위로 자생하는..

제주 여행기 1ㅡ 왈종 미술관

제주 여행 중 둘째 날은 미술관 투어였다 화가가 해방둥이고 생존해 계시는 왈종 미술관은 서귀포 동선에서 우연히 방문하게 된 득템 미술관이다. 동상이 미술관을 등지고 있다 전라인지 돌아가 보고 싶도록 확인하게 만드는 상!이다 화단에는 군데군데 색감 있는 조형물들이 현무암 울타리와 잘 어우러져 있다.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라고 하면 빈 공간 없이 그려 넣는 걸 볼 수 있는데 천진무구해 보이는 작품들 인상적이다 배는 날아다니고 화단 어딘가에는 꽃 아래 집이 거꾸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규정짓고 규범적이라 여기던 것들에 파격이다. 공간감을 이렇게 배치하는 건 언어를 조탁하여 시를 만들듯, 그림으로 세상을 환기시키는 즐거움이 있다. 보편성을 넘어선 사유세계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왈종 서귀포' 사..

벚꽃 터널

왜관 파미 힐스 cc 동코스 출입로는 이맘때 꽃터널이다 기다린 만큼 제대로 꽃마중 한 하루다 꽃이 달뜨니 꽃마중 가는 마음도 들뜨는데 아주 오래오래 전 나무를 심은 이들은 이런 길을 상상했을까 앞서간 이들의 선경지명 덕분에 누리는 것들 시간도 함께여야 가능한 것에 성급하지 않은 이들이 장인이고 그들이 작품을 만든다 뒷좌석에 앉았던 터라 폰만 창밖으로 내놓았는데 볼만장만이다 이 터널을 보여주고 싶은 아우님이 있어 보냈더니 감흥이 없다고 일상이 일상적이지 않으면 내 마음이어도 컨트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수많은 인과 연! 그게 무엇이든 혼자라도 좋고 함께여서 좋은 건 고마운 일이다.

아소 그랑 비리오cc 3월 풍경

3월 초에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대구공항 출발 후쿠오카행이다. 아소 그랑 비리오 cc는 온천욕까지 가능한 골프리조트다 공항에서 구마모토에 있는 클럽까지는 두어 시간 걸리는 동선이다. 어두운 밤에 도착, 잠 깨자마자 내다본 풍경이다. 먼데 산 능선은 밋밋했고 그린에는 찬이슬이 내렸다. 아직은 겨울 느낌이다. 숙소에서 뷰를 좌우로 돌려본 풍경이다 동백나무는 붉은 그림자를 피우고 있었다. 꽃이 우리의 그것보다 작고 여렸다. 조식 후 8시 반쯤부터 티업이 진행되었다. 계절 탓인지 골퍼는 많지 않았고 노캐디로 2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서 코스는 전동카트가 페어웨이로도 들어갈 수 있었고 동코스는 언듈레이션이 심해서 5인용 카트가 지정 도로로만 운행되는 시스템이었다. 이국적이었던 풍경들, 중간중간 눈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