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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삶의 질을 높이는 금맥

구름뜰 2011. 2. 25. 09:09

[세설(世說)] 삶의 질을 높이는 금맥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송창식·윤형주·김세환 등 음악으로 뭉친 40년 지기 친구들의 우정과 스토리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이들의 이야기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었고 ‘세시봉 친구들’이란 콘서트에 3000여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한 영화평론가는 이를 두고 ‘호모루덴스의 우정’이라고 말하며, 음악으로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고 고단한 삶으로부터 구원하는 우정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성공과 행복은 관계에서 결정된다.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 는 『인간적인 길』에서 “가난함이란 지금까지는 ‘갖지 못한 것’을 의미했으나, 가까운 미래에는 ‘소속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래사회에서의 ‘인간관계 자산’에 주목한 그는 개인의 권력과 부가 건강, 지식,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 그리고 자신이 소속된 네트워크와 소통하게 해주는 언어로 풍요롭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회의 중추인 40대들의 변화는 행복의 척도를 되새기게 한다. 공허감·불안감·소외감을 느끼며 ‘인생의 혹한기’를 맞이하던 중년들은 최근 직장인 밴드와 합창 열풍 등에서 보듯이 문화예술을 통한 관계로 삶과 인생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스스로 관심 분야를 찾고 그 속에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가진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직업과 세대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교육 ‘아츠 앰배서더 아카데미’를 진행해 왔다. 매주 토요일 가족을 두고 교육에 참여해야 했던 중년의 가장은 문화예술에 빠져들면서부터 오히려 부인이 더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업무에 지쳐 있던 남편이 열정과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창구를 찾으면서, 일요일 아침에는 아이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고,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날 만큼 가정적인 모습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72년에 걸친 인생 사례를 연구한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47세 무렵까지 형성돼 있는 인간관계가 이후 생애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연구 결과였다. 인생의 성공과 노후의 행복을 여는 문은 인간관계이며, 그 황금열쇠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에 있다.

천호선 문화은행㈜ 컬쳐리더인스티튜트 원장

 [중앙일보] 2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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