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슬퍼할 수 없는 것

구름뜰 2011. 3. 23. 09:23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끝내 못 가리라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오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

--이성복

 

먼산에 눈이 쌓여있고,

나는 지금 여기서 바라만 보고 있다.

가지 못하리라는 것,

그렇지만 굳이 못갈 것도 없다는 심상,

그렇지만 역시나 끝내 못가리라는 것,

 

갈 수 있지만 가지 않는것이고,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

보고만 있다.

나 없어도 눈은 녹고, 봄은 온다.

나의 한계!

그 아름다운 곳에까지 닿을 수 없는 

얻고 싶지만 얻을 수 없는 것들

불가능의 것들..

불가능을 향한 갈망같은 것들..

 

'슬퍼할 수 없는것' 이라 붙였지만, 

'기쁨'이나 '행복'으로 표현하지 못한 것은

슬퍼서가 아닐까..

 

시가 좋다. 

좋은 시 한편 어루만지며 음미하는 일이

그리운 님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푸는 일 같다!

그리워하면서도 못 만났던 님을

나는 요즘 매일 만나고 있다.ㅎㅎ

 

이런 시 한편 쓸 수 있다면.

두고 두고 물리지 않을

시 한편 쓸수 있다면.

지금,

굳이 못 쓸것도 없다는 생각은 않고

자꾸 남의 시로만 눈이 간다.ㅎㅎ

 

 

좋은 시한편

잘 정제된 마음 한자락이

사람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요.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하루만큼 행복한 날이 되기를...

이 글을 읽는 모든이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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