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금오지 올레길에서 '금오지 빛의 길'이라는 주제로 등불전이 열린다. 2015년 구미시민한마음대축제'를 기념한 행사다. 등불전은 2011년 가을 이후 4년만에 열리는 셈이고 금오산에서 4번째다. 예전보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작품성은 우수했다. 오는 19일까지 5일간 열린다.
휴대폰에 담아온 사진들 올려본다.
친구는 뽑아 쓰는 티슈같다고 하고
나는 촛불같다고 하고...
색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데 한지 만큼 뛰어난 소재는 없을 것이다.
얇은 한지에 쓰는 붓글씨나
한지를 몇장이나 덧붙인 장지에 그리는 한국화의 수묵채색도 색의 번짐을 나타내는 그 어떤 장르보다 자연스러움에 속한다.
스며든다는 것,
스밀 줄 아는 것들은
꽃처럼 필줄 아는 것들이기도 하다.
등불전은 밤이라야 제격이다. 매번 등이 금오지에 잠겨든 모습을 보는 일이란 여간 장관이 아니었는데, 야보선사의 시가 생각난다.
대 그림자 뜰을 쓸어도 / 먼지하나 일지 않고
달이 물밑을 뚫어도 / 물 위에 흔적조차 없네
낮에 가 놓고도 밤에 다시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등불의 참모습을 내가 기억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등불을 동무삼고 거닐었던 추억 때문일까.
어쨌거나 등불 그리고 금오지라는 장소가 주는 운치까지 더해서
매번 봄밤이었던 여름밤이었던 '등불전'은 별난 추억으로 남아있다.
등은 매년 달라지지만 추억은 올레길처럼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