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 11일 토크 콘서트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르고에서 신문과 음악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여는 임형주 씨. 임형주 씨 제공
‘글 쓰는 팝페라 테너’인 임형주 씨(30)가 11일 신문과 음악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를 연다. 학부모와 팬들을 초청해 글쓰기와 신문 읽기의 즐거움을 나누고 신문을 활용한 교육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콘서트에서는 임 씨가 설립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팝페라(팝과 오페라, 클래식이 결합된 장르) 공연도 함께 선보인다.
임 씨는 이달로 동아일보 연재를 마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2013년 1월부터 동아일보의 신문활용교육(NIE) 면인 ‘신문과 놀자!’에 ‘임형주의 뮤직 다이어리’를 연재해 왔다. 다이어리에는 팝페라의 뿌리가 되는 다양한 음악 장르와 함께 자신의 음악철학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1년에 공연을 100번 정도 해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원고지 15장 분량의 칼럼을 쓰는 게 만만치 않았죠. 처음엔 컴퓨터 앞에 앉으니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예비학교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하는 등 성공의 경험을 쌓은 그였지만, 음악이 아닌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해외 공연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공연 대기실에서, 집 앞 카페에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틈날 때마다 글을 썼다. 일부에서는 논문을 쓰느냐고 물어왔을 정도. 이 덕택에 마감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3년간 꼬박꼬박 기고할 수 있었다.
임 씨는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내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밝혔다. 결론은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음악세계에 대한 지식을 쌓으며 배움의 기회를 넓혔다는 것. 이와 함께 말을 조리 있게 하는 법을 터득하고, 어휘력도 풍부해지면서 무대에서 관객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저는 말할 때에도 리듬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같은 단어를 안 쓰려 하죠.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단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어요. ‘또한’이라는 단어도 ‘아울러’ ‘더불어’ ‘이와 함께’ 등으로 변주(variation)를 하면 고전적이고 우아해 보이잖아요.”
그는 ‘신문 열독’이 글쓰기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신문을 10개나 구독할 정도로 ‘신문 중독자’로 통한다. 어렸을 때 웅변 선생님이 ‘신문을 소리 내어 읽으면 발음도 또렷해지고 문장의 육하원칙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며 신문 읽기를 권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신문은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요즘 온라인으로도 기사를 많이 본다지만 저는 종이신문 특유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집중이 더 잘되고 기사 크기와 위치에 따라 기사의 중요도를 판단할 수 있거든요. 종이를 만지고 넘겨 읽는 ‘손맛’도 무시할 수 없죠.”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은 그는 1억 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800호 회원이 됐고 세월호 참사 때에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추모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로 데뷔 19년 차를 맞는 임 씨는 “앞으로도 꾸준한 글쓰기와 신문 읽기를 통해 팬들과 잘 소통하는 음악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자리 잡은 예술교육기관인 ‘소르고’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 참석 희망자는 임 씨의 트위터(@1986LHJ)에 이름과 e메일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티켓을 받을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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