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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의 시대, 옅어지는 공동체 의식

구름뜰 2017. 8. 25. 08:31




우리 모두는 각자가 주인공인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가 공공연히 억압받던 과거에는 ‘나’를 드러내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반면 개인화 성향이 강해지고, 개인의 자존감이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데 꺼리지 않고, 개인의 의견과 주장도 스스럼없이 표현한다.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3.9%)이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68%)과 20대(77%)가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사는 데 더욱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좋아하는 대상에 돈을 쓰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고(62.5%), 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싶다(50.1%)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당연히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10명 중 8명(79.6%)이 평소 ‘나’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응답했는데, 역시 20대(87%)가 가장 높았다. 자신에 대한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49.7%·중복 응답)이었지만, 외모(30.5%) 성격(27.4%) 재력(25.6%) 가치관(24.7%) 직장생활(21.8%) 친구관계(20.7%) 등 다양한 관심과 고민들도 뒤따랐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강해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과 공동체 의식의 약화라는 문제점도 낳고 있었다. 우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했다.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2013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2013년 65.1%→2017년 58.6%)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인보다 더 넓은 의미인 공동체에 대한 의식은 더욱 약화된 모습이었다. 10명 중 3명(31.4%)만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더불어서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가지며 살고 있다고 응답했을 뿐이다. 2012년과 비교해 보면(2012년 52.6%→2017년 31.4%) 한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친밀감(40.8%) 및 일체감(26.3%)을 느끼는 사람도 적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하면 마치 내가 잘한 것처럼 기쁘고(2012년 74.8%→2017년 56.2%), 잘못은 마치 내 책임인 것처럼 느껴진다(2012년 43.6%→2017년 35.6%)는 태도도 훨씬 약해졌다. 공동체에 대한 특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친밀감과 일체감도 찾아보기 힘든 한국 사회의 현재 모습이다. 

물론 개인의 자아가 강해지고, 스스로에게 많은 관심을 쏟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과도한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것만큼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상이 오직 ‘나’를 중심으로만 돌아간다는 생각은 필연적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부족으로 이어지며, 공동체의 결속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 욜로족, 미니멀라이프 등 새로운 신조어의 방식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욜로( YOLO)의 동의어는 You only Live once ( 한번 뿐인 인생 )의 약자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오늘을 살자는 말이기도 하다.  즉 현재를 즐기며 사는 태도다.

우리 세대가 미래를 위해서 현재하고 싶었던 일을 미루거나 억압했던 정서와는 다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까르페디엠'(오늘을 즐겨라)과 유사한 것으로 볼수있다.  욜로의 대중화는 〈더 모토(The Motto)〉의 노래 가사에서 ‘You only Live once’와 ‘YOLO’가 등장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우리세대는 아끼고 모아서 부자가 된 세대라면, 저성장 기조, 크게 달라질 미래도 없으니 현재에 집중하는 트랜드로 보면 되겠다.  지금 가진것으로 풍요롭게 살며,  미래에 저당잡히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이다. 또 삶을 간소하고 단순하게 만드는 미니멀라이프도 대세다. 적게 소유하는 삶을 통해 만든 시간과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는 여행 취미등에 집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미니멀라이프로 살아가는 지인이 있다. 책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빼기(주변에 나눠주는)를 하는 그녀 모습은 여유있어 보인다. 처음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 같았는데 이젠 제법 습관이 든 모습이다.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어서 요즘에는 의도적으로 습관 들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하루에 한 두시간 명상을 하다보면, 그만큼 하루 중에 빈시간이 늘어나서 내게서 무언가 빼내고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 시간이 되고 있다. 마음의 작용에 따라서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가벼워지기, 빼기, 습관들일수 있다는 걸 실감하는 날들이다. 

2017,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