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제든 토론할 때 죽이 잘 맞는 친구가 있다. 그녀가 속한 합창단 창단식이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난 토요일 저녁 6시에 있었다.
단원이 30대부터 80대까지 폭이 넓다는 단장의 소개가 있었고 첫 곡은 '사랑으로'였다.
내가 아는 이는 친구뿐이어서 그랬는지 내도록 친구만 보였다. 그 먼 데서도 입을 크게 벌리는 모습까지 어쩜 이럴 수 있나 싶게 한 사람만 보였다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어마 어마한 차이다. 안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대로 보려면 알고 볼일이다.
감동으로 왔던 첫곡이 앙코르를 받고 지휘자의 제안으로 객석도 함께 불렀다.
소년 합창단 공연도 있었다. 초등학생 특유의 굵기도 크기도 자유로운 성장기 모습 그 자체로 좋았다. 얼마나 크게 자랄지 알 수 없는 나무들.....,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종례시간에 들어온 선생님은 티켓 두장을 들고 오셨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대구에 오는데 갈 사람?"
한 반에 2명 가능했고 3천 원이었다. 열흘 내지 보름은 쓸 수 있는 돈이었다 망설이는 나와는 달리 친구는 티켓을 받으러 가고 있었다. 반에서 제일 친했던 친구였다.
이후 나는 고교 시절 문화예술공연은 빠지지 않았다. 뮤지컬이나 연극 등 경험이 주는 감동의 가치를 일찍이 알았다. 시발점이라면 좋은 친구를 둔 덕분이리라.
변성기 이전 소년들의 음성은 미성이었다. 소리도 힘찼다, 파리나무십자가가 생각날 만큼. 4 곡을 선물해 주었는데 마지막 곡 1절 후 간주 시긴에 40여 명의 아이들이 일사불란 객석으로 내려왔다.
훅~~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저 아름다운 것들에 눈물이 왈칵 넘쳤다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눈물이 함께다. 오랜만의 눈물이었다.
낙엽과 찬바람만 무성한 가을저녁
따뜻한 가슴으로 귀가했다.
나직한 톤의 그녀가 소프라노라는 건 공연장 가서야 알았다. 소박한 꽃사진에 이렇게 응수하는, 함께!( With)로 족했을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