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구름뜰 2025. 9. 9. 17:47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 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ㅡ김재진

풀냄새 나는 길에서
풀의 상처에는 무심했었다

해거름이면 리어카보다 배는 크게
소풀을 싣고 오시던 할아버지
풀더미 리어카가 지나고 나면
놀이마당의 금은 지워지고 말았다.

아이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금을 그어서 놀았다
그때 그 리어카에는 풀 냄새도 함께였었다.

잘 품은 걸까
잘 견디고 있는걸까
풀향기가 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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