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에 쌓인 눈이 제법 두둑한 찻집산은 다정했고 커피는 넉넉하였다남쪽은 눈 온 흔적도 없는데영등포행 ktx는 설국열차 같았다어떤 일은비라고 해놓고 눈이 오는 일처럼 반갑기도 하다어릴 적 잠에서 깨 여닫이 문을 열었을 때마당도 앞집 지붕도 하얗게 덮여있는 일이란 얼마나 눈부셨던가백석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눈 내리는 바깥풍경 속에서 자신에게로 오고 있을 나타샤를 기다리며 세상에 지는 건 아니고 더러워서 떠나는 것이라고 객기를 부렸다..눈이 오는 건 자신이 나타샤를 사랑하여서라고눈 쌓인 산을 곁에 둔 일도 명작 같은 커피도 잠깐 멈추다 가는 시간 같기도 하였다.시간이 멈출리야 없지만흐르지 않아도 되는 일같이따뜻한 커피를 탐하는 시간찻집에 유독 사람이 많은 건어쩌면 서로를 흠향하는 일과 닮아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