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여름 소묘

구름뜰 2009. 7. 5. 07:15

 

견디는 것은

혼자만이 아니리

불벼락 뙤약볕 속에

눈도 깜짝 않는

고요가 깃들거니

 

외로운 것은

혼자만이 아니리

저토록 황홀하고 당당한 유록도

밤 되면 고개 숙여

어둔 물이 들거니.

 

허영자

 

삼복더위 한참 앞둔 유월답지 않은 불벼락 뙤약볕.

똑바로 내리 꽂히는 햇살 아래 서면 바를  정(正)자 떠오르곤 한다.

정오(正午)  정확(正碻)  정직(正直), 그리고 정말로.

이렇게 당당하고 확실하고 원색적인 것들에도 견뎌내야 할 일들 있으니.

그런 정오의 햇살 당당하게 희롱하는 유록(柳綠)

물빛도 어두워지면 외로워하나니.

하물며 우리네 인간들이야

이경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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