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아버지의 칠순잔치

구름뜰 2009. 11. 28. 16:09

  

 

아버지 칠순잔치를 치뤘다. 

이것 저것 구상하고 계획한 덕분인지 준비한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부모님을 비롯 오신 손님들이 재밌어 하고 즐겁게 노시다 가신것 같아서,

우리 자녀들은 어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아버지 칠순잔치를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해 보신분들은 추억이 생각날테고 앞두고 있는 분들께는 참고 할만 한 것이 있을래나 모르겠지만

저희는 이렇게 치뤘음을 추억으로 남길겸  올립니다.

 

부모님들의 자식사랑에 비하면 자식은 발치만큼도 못 따라가지만

칠순잔치를 하면서 느낀점은 '내 부모님이 저렇게 까지 좋아하실 줄은 몰랐다'였습니다.

즐감하시길.. 되도록 인물은 배제하고자 했지만  행사이다보니 가족사진이 많을듯.. 합니다.

 

 

생일날이 마침 금요일(27일)이라서 당일날로 했다.

시골친적과 대구에 계신 엄마 아버지 친구분들을  관광버스로 구미로 모셔왔다. 

GM컨벤션웨딩은  오픈한지 한 달 정도 밖에 안된 새 건물인데다

천장도 높고 홀이 워낙 넓게 잘갖춰져 웅장미가 있어 칠순잔치가 훨씬 빛났다.

 

 

부모님은 손님들과 12시 도착, 우리형제들은 1시간 먼저 도착했다. 

현관로비에 도착하니 안내장이 우릴 반긴다.ㅎㅎ

엄마 구두를 신은 제니, 할아버지 할머지 꽃다발 두개 다 제가 챙겨들고는 신났다.

"이모 저 키 커졌죠?"라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

4학년이니 화장도 해 보고 싶을테고 구두도 신어보고

싶어할 때이기도 하다...  엄청커보이며 아가씨 같다고 했더니 좋아라 수줍게 웃기만 했다.

 

 

 

칠순생일상에 플렌카드까지 잘 준비되어 있었다.

 

 

3층 홀은 뷔페 음식 준비는 거의다 되어 있었지만 준비하는 손길들은 분주해 보였다.

 

 

사남매중 먼저 도착한 우리 삼남매만 찍었다.  

 

 

잠시후 막내도착, 여자들끼리만 한컷,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도착했다는 얘기 듣고 내다 봤더니 어르신들이 로비쪽으로 들어서고 계셨다.

멀리서 봐도 누구인지 알아볼수 있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반갑게 맞을 준비 완료..

최대한 스마일 그리고 고맙고 반가운 귀한 손님맞을 준비 완료..

 

 

칠순잔치 시작은 예식장 신랑 신부 입장하듯이 아버지 어머니를 동생들이 업고 입장했다.

아버지는 큰 동생 어머니는 막내가, 약간 살집있는 엄마 업느라고  막내가 낑낑 힘좀 썼다.ㅎㅎ

 

 

부모님 입장과 동시에 직계자손들이 그 뒤를 이어 입장한다.

팡파레가 울리고 분위기는 한 껏 고조된다.

미리 준비해간 아버지 어머니 약력을 사회자가 이때 낭독해 주었다.

 

약력은 따로 낭독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체되어 우리는 입장하면서 낭독했다.

주요내용으로는 두분의 출생지와 몇남 몇녀중 몇변째이며 결혼은 언제 했으며

슬하에 자녀는 몇을 두었다는 정도의 간략적인 내용이다.

 

 

한국무용을 하는 지인 언니가 있어서 부채산조를 부탁했다.

황진이 복장같은 화려한 옷 매무새에 춤사위가 얼마나 이쁜지..

칠순잔치의 꽃이라 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식전행사로 가볍게 볼거리로 분위기를 살렸다.

어르신들 엄청 좋아하셨다. 

 

뒤이어 할아버지 할머니께 손자 대표가 꽃다발 증정,

장남이 하객들에게 대표인사를 했다.. 

손자손녀들의 편지글도 있으면 좋은데 다들 바쁘대서 그냥 부모님게 드리는 '감사장'으로 대신했다.

감사장 낭독은 맏이인 내가 했다.

 

감사장

아버지 어머니

한평생 저희들 뒷바라지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두 분의 희생이 밑거름되어 저희 4남매가 이렇게 모두 밝고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은 저희들이 본 받아야할 모습이었고산교육이 되었습니다

 

마르지 않은 샘물 같은 사랑을 주셨고

저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오늘 아버지 칠순을 맞아서 부모님을 향한 사랑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감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저희도 기쁩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두 분  건강하시고 행복한 모습 보여주시길 바라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자녀들이 모아 이 감사장으로 대신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여전히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09년 11월 27일

자녀; 미애, 현종 , 정애, 현국올림.

 

아버지께서 약간 감동하신 듯 했는지 낭독 도중 눈을 지그시 감기도 했다.

여동생은 눈물났다고 했고 그런대로 분위기가 괜찮은 시간이었다고.. 

급조하느라 정성을 많이 들이진 못했고 간략하게  썼다.

(사실은 금두꺼비 정도로 큰 선물 준비하면 좋다고하는데 이것으로 땜빵한 셈이다.ㅎㅎ)

 

 

 

그다음 아들순으로 권주하고 큰 절하고 부모님께 한마디씩 축하 멘트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하객들을 향해서도 절을 한다. 아들 딸 순으로 했다.

 

 

 

 

자녀들 끝나고 나면  손자 손녀들을 앞으로 불러내어 단체로 할아버지 할머니께 큰절하고

하객들에게도 절을 한다.

  

 

그다음은 아버지쪽 삼촌 숙모님부터 권주하고 자녀들 단체로 절을 한다.

역시나 우리 숙모님 두분은 한복을 입고 오셨다.ㅎㅎ

 

 

외가쪽 이모, 이모부, 외삼촌, 외숙모 차례다.

5대 독자 귀한 손인 외삼촌 잠시 자리를 비우셨다.

사회자가 엄청 불렀는데 어디가셨는지 나타나지 않아서 외삼촌은 빠졌다.ㅎㅎ

 

 

단상에 모두 올라가 생일케잌에 점촉 하고 '어버이은혜'를  자손들이 합창한다. 

처음 몇소절은 불렀는데 엄청 눈물났다..(생일축가 대신인 셈이다)

좌측에 모니터가 준비되어 있어서 모두 좌측으로 향하고 있다.    

 

케잌 자르기..,

엄마가 먼저 생크림을 찍어서 아버지를 향해서 "빨아"라고 해서 식장은 한바탕 웃음바다.

아버지도 크림 찍어서 엄마에게 "빨아"라고 응답했다. 두분은 깨끗히 빨아먹었다.ㅎㅎ

 

 

 

퇴장이다.

단상에서 부모님이 앞장서고 자손들이 뒤를 따른다.  일차 식전 식순 끝이다..

곧바로 배고픈 하객들을 위한 식사시간으로 이어진다. 

 

 

식사를 권하고..  시골에서 오신 친구분들과 작은아버지 등이시다. 

 

 

 

우리손님들만을 위한 뷔페여서  편안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오늘 학교서 문화교실 간 권이는 1 부행사가 끝나고 참석했다.

권이 친구가 찍은 사진인데 모처럼 활짝 웃는다. 

 

 

식사시간이 20-30분정도 지나고 난후에 2부 순서는 도라지 타령으로 시작했다.

 

 

  

 

민요가수의 노래가 이어지자 어르신들이 신이나서 한두분 나오기 시작했다.

친구가 그랬다. "아버지가 어찌 그리 귀엽게 노시는지, 꼬까옷 입은 아기같이 흥겨워 하더라"고 했다.

아버지도 그렇고 친구분들도 흥이 절로 나셔서 어깨춤까지 덩실덩실 신이 나셨다. 

 

 

 

우리형제들이 부부별로  돌아가면서 노래를 했다..

미리 준비랄건 없었지만 그래도 염두에 두었던 탓에 재밌는 시간이 많았다.

 

우리집 가무에는 여동생이 히든카드다!

신랑노래  '황진이'에 맞춰서 관중을 압도하는 관능미와 섹시미를 두루 선보였다.

민요가수 못지않은 호응이 있었다.ㅎㅎ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안타까움은 한복이 아니었다면 훨씬더

S라인 선보였을터인데 그부분이 몹시 아쉽다.ㅎㅎ

타고난 끼인것 같기는 한데 나는 절대로 안되는걸보면,

후천적인 영향인건지..  동생은 가무에는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니.. 참 아이러니다.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른탓에 상호보완은 정말 잘된다.

 

 

 

 

우리식구 된지 한달밖에 안된 새댁이다.

신랑이 부르다 못 넘어간 부분을 마이크를 잡더니 염려말라는듯 완벽하게 뻣뻣춤과 함께 소화해내서

또 한명의 히든카드가 생겼음을 우리모두 확인했다.

 

여동생이 리얼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모습이 압권이다.

'내 적수가 될려나?'하고 보는 것 같기도 하다.ㅎㅎ

 

 

 

'프리허그'처럼 돌아가면서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라며 안아드리기를 했다.

하객들도 나와서 아버지 어머니를 안아 주셨다.

 

 

감성적인 아버지 안아주기 놀이 너무 좋아하셨다.

역시 스킨쉽만큼 군말 필요없는 게 또 있을까... ㅎㅎ

 

민요가수가 부모님께 절을 하고 용돈을 받아내고자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아버지 은근 즐기셨다.

노래해 달라고 마이크를 넘겨 주는데도 한동안을 받지 않고 애를 태우는 장면이다.

 

 

두분 가수분이 열창을 해 주셨고 최선을 다해서 흥겨운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역시나 우리네 어르신들은 음주가무에 장사없다.

모두들 디스코메들리로 뒤풀이 시간을 잠깐 가졌다.

 

 

 

답례품으로 우산을  준배했다.

모두들 좋아하셧다. 참석하지 못한 시골분들도 챙겨드리긴 했는데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관광버스가 출발하고 나서야 우리 할일은 끝난듯 했다. ㅎㅎ

 

 

두분이 워낙 긍정적인데다 그래선지 건강하시다.

덕분에 우리 자녀들은 부모님에 관한한 별 걱정이 없을 정도로 잘 지낸다.

정말 복 받은 일이다. 

 

 칠순잔치는 부모님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준비했지만

 아버지 어머니가 주인공이 되고

우리자녀들이 주연못지 않은 조연이 되어 

우리 자녀들에게도 더 큰 기쁨을 안겨주는 보람있는 일이었다.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잘 진행되었고, 부모님이 감동하여 눈물을 보이신 부분도 있고

반대로 우리 자녀들이 감동하여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감동의 시간이었고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 우리 가족에겐 평생 잊지 못할 잔치로 남을 듯 하다. 

 

.

 

 가수 최민씨와 민요가수이면서 사회까지 본 이 두분이

행사시작하기 2시간 전부터 와서 준비해주셨다. 

함께 의논한 덕분에 행사가 매끄럽게 잘 진행되었다.

인연이 될려고 그랬는지 최민씨 같은 경우는 미리  알고

있던 분이라 더욱 편한 자리가 되었다.

 

연주에 노래까지 두사람 덕분에 분위기가 확실히 업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카메라를 누구한데 맡길까하다가 친구가 남편과 함께 왔길래 얼마나 반갑던지.

그동안 같이 다니면서 가르켜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집에와서 사진을 보면서  들었다. ㅎㅎ

 제법 잘 찍었다. 친구야 고맙다.

기념사진 말고도 이렇게 내 카메라에 사진을 남길 수 있었던건

순전히 네가 수고해준 덕분이란다.

탱큐~~~

 

칠순잔치 즐감하셨나요.. 부모님과의 좋은 추억만들기가 된 어제

우리형제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부모님은 우리보다 더 행복해 보이셨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복 입니다 두분다 살아계시고 이렇게 건강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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