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낙화 - 조지훈

구름뜰 2010. 6. 18. 10:42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가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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