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질환으로 요양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노인복지센타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청소도 하고, 식사 수발도 해 드리고, 동화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 드렸다.
내가 맡은 병동은 치매와 중풍의 중증환자들이 많은 병동이었다.
"여기 뭐하러 왔어?" 툭박진 말투로 매섭게 던지는 말인가 싶은 순간,
"고맙네"라는 말씀까지..마음은 안그러면서도 표현법은 무뚝뚝한 딱 경상도식인 어르신들이었다.
자식들 반기는 것처럼, 사람좋아하는 모습은
영낙없는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이시다.
뵐 때마다 이렇게 훌쩍 다녀가는 것으로도 좋아하시는데
자주 와 정을 나눈다면 얼마나 더 좋아하실까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 식사 수발을 든 할머니 손이다.
유동식이었지만 스푼을 들 수 없어 먹여드렸는데. 에이프런을 하고 있어 몰랐는데
다 드시고 나서 무심코 잡은 손이 나무 옹이 같았다.
등산로에서나 볼 수 있는, 생살 드러낸채 사람들 발길에 채이고 패이는 뿌리처럼,
밟히고 밟혀 마디마디 옹이진 것 같은 그런! 살아온 세월의 흔적같은..
조심스럽게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하라며
쑤욱 내밀어 가지런히 놓아 주신 모습이시다.
할머니께 연세를 물었더니
"몰라, 알으켜 주질 않으니 알 수가 있나?"며 반문하셨다.
올 해 103 살 인 할머니는
"시어머니가 남편 편만 들었어"
"남편이 내편 이어야 돼, 남편이 최고야!"라시며
말 벗 하고자 이런 저런 질문 던지는 우리들에게 똑 같은 말씀만 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알았다. 그 할머니가 듣지 못한다는 걸,,
할머니는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대체로 자식을 그리워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가슴에 담고 사시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내일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식 그리워하는 일상이 마지막 순명인 것처럼,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인 마음으로 지내시는지 모르지만,
갈 때마다 느끼고 볼 때마다 느끼는 한결같은 바램은
너 나 할것 없이 언제나 같다.
' 마지막 가는 복만은 꼭 받고 싶다'고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맘대로 될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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