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구름뜰 2010. 11. 5. 19:00

 

 

노인성 질환으로 요양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노인복지센타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청소도 하고, 식사 수발도 해 드리고, 동화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 드렸다.

 

내가 맡은 병동은 치매와 중풍의 중증환자들이 많은 병동이었다.

"여기 뭐하러 왔어?" 툭박진 말투로 매섭게 던지는 말인가 싶은 순간,

"고맙네"라는 말씀까지..마음은 안그러면서도 표현법은 무뚝뚝한 딱 경상도식인 어르신들이었다.

 

자식들 반기는 것처럼, 사람좋아하는 모습은

영낙없는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이시다. 

뵐 때마다 이렇게 훌쩍 다녀가는 것으로도  좋아하시는데

자주 와 정을 나눈다면 얼마나 더 좋아하실까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 식사 수발을 든 할머니 손이다.

유동식이었지만 스푼을 들 수 없어 먹여드렸는데. 에이프런을 하고 있어  몰랐는데 

다 드시고 나서 무심코 잡은 손이 나무 옹이 같았다.

 

등산로에서나 볼 수 있는, 생살 드러낸채 사람들 발길에 채이고 패이는 뿌리처럼,

밟히고 밟혀 마디마디 옹이진 것 같은 그런! 살아온 세월의 흔적같은..

조심스럽게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하라며

쑤욱 내밀어 가지런히 놓아 주신 모습이시다.  

 

 

할머니께  연세를 물었더니

"몰라, 알으켜 주질 않으니 알 수가 있나?"며 반문하셨다. 

올 해 103 살 인 할머니는

"시어머니가 남편 편만 들었어"

"남편이 내편 이어야 돼,  남편이 최고야!"라시며

말 벗 하고자 이런 저런 질문 던지는 우리들에게 똑 같은 말씀만 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알았다. 그 할머니가 듣지 못한다는 걸,, 

할머니는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대체로 자식을 그리워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가슴에 담고 사시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내일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식 그리워하는 일상이 마지막 순명인 것처럼,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인 마음으로 지내시는지 모르지만, 

갈 때마다 느끼고 볼 때마다 느끼는 한결같은 바램은

너 나 할것 없이 언제나 같다.  

 

' 마지막 가는 복만은 꼭 받고 싶다'고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맘대로 될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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