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받아쓰기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굴까
받아쓰기만 하면 백 점 받는
초등학교 1학년 짜리?
어르신들 모여 받아쓰기 한다.
'집'이라고 쓰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되고
'짚'이라고 쓰면 벼를 털어낸 풀이 되는 게
보고 또 봐도 신기하기만 하다
'ㅂ'과 'ㅍ'은 모양도 비슷한데
집을 만들고 짚이 되는 것이
'입'이 되고 '잎'이 되는 것만큼이나 신기하다.
그림으로 집을 그리고 짚을 그리면 너무도 다른데
짚으로 집을 만드는 게 옳은데
받아쓰기를 하니 너무나 비슷하다
잘못 써도 지우개로 지우면
짚이 집이 되는 것처럼
세상의 먹고 사는 일들을
이렇게 바꿀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나비, 나이, 나무를 쓰면서
날아다니다가, 내 주름 속에 있다가 , 산에 갔다가
신기한 글자 여행을 한다.
세상에서 받아쓰기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
꿈을 받아쓰는 사람들
행복을 받아쓰는 사람들
살아야 할 이유를 받아쓰는 사람들
-홍계숙
시를 직접 쓴 이가
낭송하는것을 듣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앎에 대한
신기한 기쁨들이 갈피갈피 느껴졌다.
꿈을 받아쓰고,
행복을 받아쓰고
살아야 할 이유를
받아쓰는 사람들
아름다운 것은
감동이 먼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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