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 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마음이 편애나 편견으로 기울 때
말하자면 평정을 잃고 싶을 때가 있다
머물다 갔으면 좋겠는 바람이 스쳐가기만 할 때가 그렇고
외면한 갈망이 아직 내 것일 때도 그렇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과
따뜻한 국수를 먹고 싶다'
정신이 몸의 허기처럼 꼬르륵 거릴 때
후루룩 국숫발처럼 단숨에 들이켜지는 그리움
먹고 싶다
'싶다'는 말, 마음 같은 말,
'싶다'는 말, 혼자먹는 밥 같은 말,
세끼밥에도 허기진 외로움은 '싶다' 같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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