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꽃자리

구름뜰 2013. 9. 2. 10:13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구상 (1919~ 2004) 

 

 

 오늘이 일요일 인줄 알았다

 어제 9월 1일 인줄 알았는데, 9월 1일이 달력에 빨갛게 씌여져 있는 것도 보았는데, 어제 폰에서 9월 1일을 확인했는데도 나는 아침까지 일요일인줄 알았다. 아침 밥상을 차리다가 셔츠를 입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왜 이렇게 이른 아침에 옷을 입지"라는 생각에,

  "어디 가요?"

  "출근해야지?"

   ".......,".

   "........,"

 

 통합, 통섭이 안되면 ..치매 초 전조 증상 인가.나이 들어갈수록 이런 현상이 자주 올려나. 에고, 애고, 어제 낮에는 아무생각없이 지내다가 저녁무렵 산책을 다녀오면서 음악을 듣다가 갑자리 이런 생각을 했다. '내일이 일요일이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그냥 그런생각이 들었다. 어의 상실이란 말 이럴때 쓸까. 내 생각! 얼마나 무서운가. 생각하는대로 세상을 보니 의심해 봐야 할건 내 생각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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