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올레길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 거듭 꽃 피어나고 있다. 평일에도 길거리 공연이 펼쳐지며 토요일 특설무대 공연은 8월 까지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여름밤의 열기를 올레길 산책과 문화공연으로 식혀보면 어떨까.
지난 토요일(6월 14일 7시) 특설무대에서 ‘구미기타소리 공연’이 있었다. 기타가 좋고 음악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펼쳐놓은 무대는 올레 길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두어 시간 붙박이로 만들었다. 레파토리도 다양했으며 시원한 밤공기만큼이나 쾌적하고 풍요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다.
“음악을 틀어 놓으면 기적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진짜 순간적으로 공간이 변하는 걸 느낍니다. 슈베르트의 <숭어> <바이올린 협주곡>, 이런 곡들을 들을 때 몸이 음악을 따라 떠오르는 걸 느낍니다.” 올해 '한책하나구미운동'의 지정도서인 ‘여덟 단어’ (박웅현, 북하우스) ‘고전’ 부분이다. 음악이 주는 힐링효과를 잘 표현한 문장이다.
음악을 싫어하는 이가 있을까. 우리의 고전 음악은 노동요를 제외하면 시조형태였다.시조는 양반들만의 향유문화 였는데. 시를 짓고 거기에 곡을 붙여서 부르던 것을 근대화 과정에서 시와 노래가 분리되면서 수요층이 다변화된 셈이다. 오늘 날 우리가 시보다 음악에서 정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시대적 흐름에 잘 편승한 탈 장르의 혜택인 셈이다.
금오지 밤 풍경은 하늘에 별도 옛날처럼 그대로였고, 올레길을 따라 물속으로 빠져든 조명등도 장관이었다. 도립공원임에도 시내와 가까워서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으니 구미시민들에겐 든든한 백그라운드인 셈이다.
길을 만들고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 길에서 새로운 문화가 꽃핀다. 길에서 피는 꽃들이 후대에게 더욱 풍성한 문화의 광장이 되리라는 걸 기대해본다. 개방된 장소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자발적인 무대가 형성되고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그렇게 피드백이 오갈 때 우리 삶은 풍요로워진다.
삶의 풍요는 우리가 소외시키고 지냈던 것들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음악이 내가 아니 남을 위한 나눔의 장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서 그런 나눔의 문화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예전의 아고라 같은 광장역할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의 꽃이 피어나는 공간이 다시 추억의 공간이 되고 있다. 옛부터 내려온 길이 아니어도 그 길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추억을 더듬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우리들만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누리고 있는 것이다. 삶이 풍요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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