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룰루랄라~
꽃비 나리는 4월 어느 목요일
느티나무 시녀들* 만나러 구미도서관 간다
상미 씨는 지지난 달 인천으로 이사 가고
경애 씨는 올 초 구한 직장에 꼼짝없이 매여 있고
영이 씨는 보름 전 '굴마을 낙지촌' 문을 열고
영숙 씨는 시가 시들해졌는지 못 온다고 카톡 오고
미애 씨, 종숙 씨, 미경 씨는 꽃핀 봄날 생까는지 연락 없고
오늘은 여덟 시녀 오롯이 둘러앉았다
아무래도 우리 목구멍으로 꿀꺽하는 것이
시보다 밥이라서
도서관이 아니라 일터로 간 건 지당한 일
마침 오늘 시창작 강의 꼭다리도 일터 이야기겠다
일 팽개치고 쉼터에 모여 앉은 시녀더러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불가의 말씀 전한다
일은 밥, 시는 차 아니런가
아마도 다음 달에는 밥 벌러 다들 일터로 가고
나 혼자 텅 빈 강의실에 앉아 홀짝홀짝 차나 마시면서
개 방귀 같은 시로 허전한 봄날 채우렷다
* '시 쓰는 여자들'을 가리킴.
** 개근
결석하면 학교가 나를 안받아줄 것 같았던 유년기
불덩이라도 학교가서 아팠던 나는
12년 개근상을 받았다.
지난 달 시인과의 수업날
대구에 갈일이 번개처럼 생겼었다
스승의 날도 지난 어제
늦게 받은 꽃다발을 결에 둔 선생님이
'봄날의 아이러니'를 낭송해 주셨다--
내 이름이 시에 오른건 황송한 일이긴 한데
생깐것으로 오르고 보니
수업시간 내도록 눈 맞추기가 부끄러웠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마음에 주는 상이
개근상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