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중년

구름뜰 2016. 9. 5. 08:34

 

거울을 보는데 내 얼굴에서

아버지가 보였다


중년이라고

중얼거려보았다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어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옛 친구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친구의 아버지, 어머니 들이 고스란히 불려나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내는 내가 아닌,

아버지를 부축했다

잠결엔 아버지가 내 아내의 몸을 더듬었다


죽은 아버지가 내 집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신다

-고영민

'시와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두  (0) 2016.10.05
마그나 카르타 - 선언하면서 동시에 절규할 수 있다면  (0) 2016.09.08
꽃과 함께 식사   (0) 2016.08.29
당신이라는 모든 매미  (0) 2016.08.09
사랑의 형식8  (0) 201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