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런은 베트남전 반대운동과 흑인민권운동에 찬성했지만 자신을 저항시인으로 부르면 손사래를 쳤다. “나는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지 아무런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팬들은 그를 시대의 양심이라고 치켜세웠으나 그는 “나는 내가 대변하게 되어 있다는 세대와 공통적인 것이 별로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그런 시대적 요구를 일축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에 대한 추종을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아 수상 거부설 등 숱한 논란을 낳았던 딜런이 2주 만에 “너무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림원의 연락을 왜 피했느냐는 영국 텔레그래프지의 질문에 “글쎄, 난 여기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늘 그렇듯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데 세상이 시끄럽게 한다는 의미겠지만 다소 오만하게 들리기도 한다. 우리 시대 대중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싱어송라이터 딜런이 던진 삶의 수수께끼는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