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인가. 5060세대가 최초의 ‘부포 세대’(부양받는 것을 포기한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50∼69세 2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자녀에게 노후생활 지원, 간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75.2%는 ‘노후는 정부나 자녀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공통 정서인 셈. 그러나 막상 “노후 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답한 것은 6.7%에 불과했다.
▷1955∼1963년에 출생한 국내 베이비붐 세대의 주축을 이루는 5060세대.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답답하다. 자식으로서는 전통적 가치관을 지닌 부모 세대의 눈높이에 못 미치니 죄스럽고, 부모로서는 다 큰 자식들을 언제까지 부양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본보와의 심층 인터뷰에서 이들은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에 비해 나는 고생을 덜한 세대다. 자식들이 부모에게 심리적 물질적 빚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모와 자식을 위해 헌신하면서 정작 자기 삶을 잃고 기댈 언덕이 사라진 5060, 이제라도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고 돌봐야 할 때다. ‘엄마가 딸에게’의 노랫말이 어쩌면 도움이 될지 모른다. ‘너는 너의 삶을 살아라.’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