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사 3대 문호의 한 사람인 루쉰은 '한 모퉁이만을 알아서는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멸한다'고 하였다.
한 모퉁이는 편향, 편견과 같은 무리이다. 이 무리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중심을 잃는다. 지진, 해일,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는 자연계뿐만 아니라 인간계에도 마찬가지다. 사물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되돌아온다.
극단이 되어 투쟁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편향, 편견, 한 모퉁이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어느 한쪽만 본다. 편향과 편견은 다른 것을 수용하지 않고 자기 것만 고집한다. 흉기와 다르지 않다. 오늘날 이전(以前) 사람들이 남겨 놓은 것을 계승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때로는 이를 전면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 생각에 갇혀 있지 않아야 한다. 갇혀 있지 않고 고여 있지 않기 위해서는 우물 안에서 우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편향, 편견으로 내달리면 파멸이 오기 때문이다.
권세와 이익에 대한 생각이 가슴에 가득하면 시비(是非) 판단이 흐려지고 일 처리나 주장도 제대로 되지 않을 뿐인데 하물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편향과 편견, 한 모퉁이에서 벗어나 근원을 좇는 일이다. 나라의 생명은 미래를 이루는 데 있다.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이 정치인이고 그들의 생명이자 본분이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국정의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미래는 허물어지는 것이다.
루쉰이 경고한 것처럼 한 모퉁이만을 알고 하는 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큰 용기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일이 있다. 정당의 역할이다. 정당이 제대로 되었을 때 희망이 온다. 정당이 무기력하다. 더군다나 야당이 무기력하면 안 된다.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의(大義)의 길로 가야 한다. 비판도 큰 비판을 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제도권 정치가 불신당하면 나라가 낭패를 당한다. 백성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모든 정치인들이 이를 깊이 통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의 우리나라는 과연 어떠한가? 역사에서 보기 드문 혼란기 중의 혼란기이고 난세 중의 난세이다. 고려시대 말, 조선시대 말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국민은 훌륭한 지도자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다. 지도자는 과연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도자는 높은 애국심과 역사 인식, 그리고 용기,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 도덕성, 도전 정신, 창조적 정신, 개척 정신, 통찰력, 지도력, 결단력, 관찰력, 실행력, 국민 동원력을 높이 갖춘 사람을 말한다.
중국의 유방, 모택동, 등소평, 일본의 하루노리, 도쿠가와 이에야스, 미국의 워싱턴, 링컨,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프랑스의 드골, 독일의 아데나워, 우리나라의 박정희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여기에다 지혜와 의(義)와 도(道)를 겸비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다. 이러한 덕목을 가진 사람을 찾아나서야 한다. 앞으로 위의 기준에서 찾아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편향과 편견, 한 모퉁이가 아닌 크게 보고 넓게 보고 깊게 보고 높이 보는 큰 인물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문화부 jeb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