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의 관계에서 몇 번의 단절을 경험했다. 다른 게 당연한데 내겐 소모전 같고 출구 없는 터널 같아서, 힘을 빼고 물러나는 것이다.
나도 부모지만, 내 부모님께 입을 닫을 때가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가치관을 확인할 때다. 그 고정관념이 나와 무관치 않고 이 또한 내 욕심이란 걸 알지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내 자식에게 나도 틀이 훤히 보이는 부모는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소모임에서 세대단절에 대한 물음이 있었다. 최근에 초등대상 영어학원을 개원한 지인은 아이들의 언어 이해가 어렵다고 했다. 말을 못 알아들어 되물어야 하고 반복되다 보니 수업시간 전에 울렁증이 생길 정도라고. 스며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주부는 안 좋아진다고 하지만 우리 세대가 낀세대로 적응하고 있듯 젊은 세대도 좋아지는 거라 본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한 서른 살 아가씨에게 물었다
"저는 제 말이 맞다고 해줄 때가 제일 좋아요. 그럴 때 말하고 싶어 져요"
관계에서 내 생각을 놓지 못하면 상대는 입다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들어주기만 해도 차단당하지는 않겠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물처럼
그릇 따라 유할 수 있다면.
토마스모어는
'독점(대화를) 하지 않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한 인정'하는 남녀노소 관계를 유토피아에서 얘기하고 있다.
'인정' 놓칠 수 없는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