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내 글씨는
그 시절 내가 받았던 동무 글씨체와 닮아있있다
편지를 기다리고
답장을 보내고 또 기다리고
그때 우리가 나눈 건 기다림의 시간뿐이었는지도모른다
동무네 집이 새집으로 바뀐 지도
오래
이 편지는 어디에 두었다가
입주를 한 건지
그 남자네 집은
길로 접한 담이 길고 높아서
담구멍이 눈높이로 들 때서야
꽃이 많은 집인걸 알 수 있었는데
사람으로 나기 어렵고
불법 인연 만나기 어렵다는데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물길이 바뀌는 계기도 있다
서방정토 극락세계는
미래의 공간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일체유심조의 개념 아닐까
고향이 동향인건 인연이리라
어머니의 어머니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