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6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파리 올림픽 성화는 실제 불꽃이 아니라 구름과 빛의 광선을 이용 만들어낸 불의 환상이라고 한다 성화가 점화되고 열기구가 서서히 하늘로 오르는가 하는데 음악이 은총처럼 온누리에 퍼졌다 사랑의 찬가였다. 만국 공통어 음악이 개막식 피날레를 장식했다 “푸른 하늘이 우리들 위로 무너진다 해도, 모든 대지가 허물어진다 해도,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신다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에디트 피아프는 프로복서 애인이 자신을 만나러 오다 비행기 사고로 죽자 비통함을 담아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대만 나를 사랑해 준다면......., 세상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음을 에펠탑 오륜기 바로 아래가 무대였다. 에디트삐아프가 환생한 것 같이 샐린 디옹의 노래는 감동이었다 근육이 굳어가는 희귀병에 걸렸다는데 전 ..

사람향기 2024.07.28

오래된 편지

40여 년 전 내 글씨는 그 시절 내가 받았던 동무 글씨체와 닮아있있다편지를 기다리고답장을 보내고 또 기다리고그때 우리가 나눈 건 기다림의 시간뿐이었는지도모른다동무네 집이 새집으로 바뀐 지도 오래이 편지는 어디에 두었다가 입주를 한 건지그 남자네 집은길로 접한 담이 길고 높아서담구멍이 눈높이로 들 때서야꽃이 많은 집인걸 알 수 있었는데사람으로 나기 어렵고 불법 인연 만나기 어렵다는데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물길이 바뀌는 계기도 있다서방정토 극락세계는미래의 공간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일체유심조의 개념 아닐까고향이 동향인건 인연이리라어머니의 어머니같이

사람향기 2024.07.24

복숭아 두박스

"폭삭 망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친정에 복숭아 따러간다던 요가원 막내가 전해준 과수원 안부 하늘은 마음이 있기는 한지 작년엔 1000박스를 수확했다는데 폭염에 수시로 호우특보가 내리고 200년 만이라는 강수기록도 있다 약을 치면 비가 오고 또 치면 또 씻어 내리고 탄저균은 전염병처럼 걸리면 초토화시킨다고 옆 과수원도 함께 약을 쳐야 한다고 과수원이 모래성도 아니고 에멜무지로 하는 일도 아닌데 "아버지께서 그냥 먹으래요" 이게 다라는데 그냥이 안되는데 그냥 아니면 되가져갈 거라는 막내 복숭아가 복숭아가 아니고 먹는 일이 먹는 일만은 아니어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봄에 꽃 따러 가고 열매 추슬러갔던 밭 꽃송이 송이마다 눈길 손길 안간 곳이 없는데 이틀만에 폭삭할수도 있다는 걸 상상으로도 가능한 ..

사람향기 2024.07.17

금오산 아침풍경

구미에도 밤새 비가 많이 내렸다 장맛비가 야행성 인지 밤마다 산은 몸서리를 친다 비가 다녀간 흔적은 유리창마다 수채화를 남기고 금오산 아침풍경은 마지막 인사처럼 운무가 걷히고 있다 상쾌하다 외로움이나 고독같은 건 지그시 지구력 있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과목이다 사진은 되새기고 싶은 그리움이기도 하고 지녀낸 고독을 격려이기도 하다 혼자서도 족한 날들에 습기(習氣)가 든 것 같다 아침이면 지난밤은 추억이 되고 지나온 시간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건 아니었기에 공기까지 샤워한 것 같은 지금이 가능하리라 호흡처럼 상큼하게 만들어볼 오늘이다

사람향기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