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피아노로 세상을 울려라 - 이수미

구름뜰 2009. 7. 27. 17:04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인연의 연속 인 것 같다.

예기치도 않았던 곳에서 만나기도 하는 사람, 

예기치도 못해던 만남이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는 인연도 있고,

만나지 말았더라면 더 좋았을 인연도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인에 의한 연이 었으니

그 만남을 두고 후회나 원망을 갖기 보다는

내 삶의 여정에서 반드시 있어야할 인연이었겠거니 하면

훨씬 더 마음을 잘 추스릴 수 있는 것이 또한 인연에 대한 내 생각이기도 하다.

 

 

 

아무런 연줄도 없이 가난속에서 그저 천재소녀라는 얘기만 듣던,

피아노가 좋아서 피아노만 열심히 치던 어린소녀가,

피아노를 잘 친다는 소문이 알려져서 미군부대에 서게 되는 것이 계기가 되고

그곳에서 독일 베를린 문화단체의 사무총장이던 뮐러씨를 눈에 띈 것이 인연이되어

오늘날의 피아니스트 이수미양에겐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독일이 어딘지도 몰랐지만, 베토벤과 모짜르트가 독일 사람이라는 이유로

독일행을 결심하게 되는 소녀,

 

정작 독일에서 뮐러씨의 순수한 마음과는 달리 수미양을 맡아준 한국인 부부는

후원보다는 수미양의 부모가 부자인 줄로만 알고 맡았음을 알게되고

결국 도둑 누명을 씌워 수미양이 발 붙일수 없도록, 그 집에서 나오게 되는 상황까지 겪게된다.

낯선 이국땅에서 갈 곳이 없었기에

그곳에서 다니던 성당 옆 수녀원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 또 다른 은인을 만나는 인연이 된다.

수녀원에서 지내게 되면서  신부님의 소개로 후견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오늘날이 가능했음을 동화책 속에서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고난과 역경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우리 삶을 때로는 휘저어 놓아 아득한 절망속으로 빠트리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이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힘든 상황들을 살다보면 종종 맞딱 뜨리게도 되는 것 같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되어도,

운명인지 숙명인지  살아야 하고 살아가다 보면 또 희망을 만나게 되고..

어쩌면 인생은 그런 일들의 연속 인지도 모른다. 

 

 

연주회 내도록 눈시울을 붉힌 수미양의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했다.

독일에서 피아노 한 대도 없이 연습했던 일,

신부님이 소개해준 후견인 브라운 박사에게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받은 일..

지난 일들이  회한으로 밀려 왔는지 한번 쏟은 눈물을 잘 추스리지 못해

기다려 주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음악학교에서 피아노 연습실을 지키는 쾰러부인이

다른 학생들 연습 끝 난 시간이거나 빈 방이 생기면

수미의 사정을 알고 연습을 하게 해준 일들과,

담당 교수도 자신의 힘든 시절을 보는 듯한 수미의 모습에서 

무언의 응원으로 지켜 봐주었던 일

그리고 독일 친구들이 집 냉장고에 먹을 것만 있으면 들고와 수미랑 나눠먹던일. 등등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그녀의 동화책 속에는 실화지만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피아노를 치다가 쓰러져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을 때,

부모님이 독일로 수미양을 보기 위해 방문을 한다.

병상에서 아버지로 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강철을 만들 땐 몇 번이고 불에 달궜다가 찬물에 식히곤 해

'치익'하고 식히면 쇠가 조금씩 강해지거든,

 그렇게 뜨거웠다 차가워지는 과정을 수없이 거쳤기 때문에

저렇게 가는 선도 끊어지지 않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거야...

 

너도 저런 강철같은 피아니스트가 되어야 해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이 고생이 바로 수미를 강철로 만드는 담금질이란다.

 희망과 용기를 잃지마라 수미야, 내 딸,

 

하나님은 수미를 강철 같은 피아니스트로 만들어서

이 세상에 아름다운 선율을 울리게 하고 싶으신 거란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어린 조카나, 

 아이가 있다면 이런 동화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피아노로 세상을 울려라> - 글 -  고정욱 그림 - 박영돈

 

 

 

 이야기가 있는 작은 연주회와 하우스 파티이야기.. 

 

 

 

<이야기가 있는 작은연주회>는 하우스 파티 형식으로진행되었다.

연주회 시간은 7시 였지만 초대 인원이 많지 않아서 조용한 자리 였다.  

하우스메니저인 미강씨의 초대를 받아 참석하게 된 자리라 내겐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그녀가 가끔식 내게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은 내겐 고스란히 반갑기만 한 모습이다.

좋은 인연이라는 예감을 일찌기 부터 했지만 역시나 내 예감이 맞는 것 같다. 

아름아름 좋은 일들만 찾아다니며 하는 멋진 친구다.  

 

   

 

 

 

 

파크 유치원 원장님이 맛있는 음식들을 얼마나 정갈하게 준비해 놓으셨는지,

사람수가 적어서 인지 시작하기로 한 7시가 되었는데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식후경이라고 먼저 음식을 먹기로 했다.

 

 

수미양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더욱 훈훈한 자리였다.

구미부시장님을 비롯 몇 몇 얼굴 아는 분들도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특히 반가운 분이 있었는데, 신문사에 기사쓸 때  외국인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카페를 운영, 그 곳에서 그림전시도 하던 이동철 화백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분을 6년 만에 여기서 만났다. 내가 그 동안 너무 늙은건 지 못 알아봤다. ㅎㅎ 오호 통재라...

나는 단박에 알아 봤는데,, 이동철교수는 자신의 눈썰미 없음을 자책하셨지만

워낙이 그 때보다 활동영역이 넓어지셨으니  만나는 이들도 엄청 많으리라.

어쨌거나 나는 무지 반가웠다.

먹거리도 반갑고 친목의 시간도 반갑고 연주회장  분위기도 좋았다.

이런 하우스파티라면 오감 만족을 충분히 준다 하겠다. ㅎㅎ

 

 

 

 저녁을 먹고 가지 않아서 맛있게 먹은 음식들..체리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몰랐는데.. 잘 먹었다.

 

 

사인이란걸 별로 받아 본 적이 없는데 제대로 한 장 받았다.

훗 날 그녀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면 이런 일들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리운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그녀에게도 이자리에 참석한 우리들에게도..